문학(타인의 글)

그대여 보라, 나뭇잎 속의 꽃을/ 한산(寒山) 詩 중에서(낭송:정 천)

목향 2009. 11. 7. 11:14
그대여 보라, 나뭇잎 속의 꽃을 



그대여 보라, 나뭇잎 속의 꽃을 그 아름다움인들 몇 해일까 오늘은 사람의 손 두려워하지만 내일 아침에는 누구에게 쓸릴 것인가 가여워라 저 아리땁고 예쁜 정(情)도 해가 흘러 어느새 늙고 마나니 이 세상 사람 저 꽃에 비한다면 꽃다운 그 얼굴 어이 오래 갈 것인가!

ㅡ 한산(寒山) 詩 중에서(낭송:정 천)

*무상無常, 무아無我, 고苦는 우리 존재를 규정짖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는 것, 여기에서 모든 문제의 해결은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나절이면 지는 봄꽃같이 쉬이 늙어가는 우리 인생 참다운 진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은 짧고도 짧음입니다.

*한산(寒山, 唐618-907?) 寒山은 중국의 당나라 때에 산 것으로 추정되는 시인이었다. 후스(胡適)나 천우이치엔 (陳慧劍)과 같은 많은 학자들이 그가 살다 간 연대를 추정하고 있지만 정설이 없다. 그의 생애에 대한 정설의 없음이 역설적으로 寒山을 위대한 시인으로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그의 시와 사상은 시간을 초월하여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름을 욕심내지 않았으며 그는 심지어 시의 제목까지도 다만 무제라고 하였을 뿐이다. 한산의 시는 생활의 언어를 통하여 높은 삶의 이치와 아름다운 자연을 읊은 것이었다. 그의 생활은 작품의 사상과 일치했으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조화로웠고 마치 김삿갓처럼 그의 기괴한 데카당적 생활이 그의 시적 아름다움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었다. 그의 시는 토착어 사용으로 더욱 시의 생명력을 높였다. 그의 시는 무리가 없는 하늘의 섭리를 따랐으며 한편 야성적이어서 생명력이 높았고 개성이 뚜렷했으며 난해하지 않고 미학적이었고 부처의 무소유로 일관하였다. 그래서 오늘까지 한국 불교 스님들에게 한산시의 영향은 뿌리깊은 것이다. 그러나 寒山이 위대한 것은 그의 시 때문만이 아니다. 말하자면 달밤에 삿갓 쓴 기괴하고 야성적이고 반사회적인 개성과 데카당적이고 보헤미안의 무정부적인 사상으로 사회제도나 소유의 욕심을 버렸기 때문에 그는 트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가 만일 시가 아니었다면 후세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 시인으로서의 그의 의미가 있다. 그는 시를 통하여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그는 후세에 살아남았다.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그는 플라톤이 추방한 절대 자유의 시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