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사라지는 그리움들 / 백야 님

목향 2013. 7. 25. 19:52

사라지는 그리움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할아버지가 나무 하러 산에 갔다가
호랑이를 만났단다.
할아버지는 호랑이가 무서워서 허둥지둥
산길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뒤에서 어흥 하는 소리가 들렸대.'

한여름 밤
도란도란 할머니는 이야기 향을 피우시고

넓적한 두루마리 멍석을 깔고
모기 쫓는 쑥불 향기가 그리움을 피워주고

난,
팔베개 벤 채로 높디높은 밤하늘을 바라본다.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이 그리움으로 쏟아진다.

얼마 전,
그리운 별들이 보고 싶어져서
여름밤 산책을 나갔다.

고개 들어 바라봤지만
희뿌연 밤하늘,

그때 그 별들은 거기 없었다.
그때 그리움들은 보이지 않았다.

골목마다 별 곱창집이란 간판은 너절하게 깔려있었다.

- 백야 님, '사라지는 그리움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