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우레와 같은 침묵/月岩 이 희 정

목향 2010. 3. 18. 21:13

                       

                 

 

 

  

 

  법정스님의 모습

 

                       

우레와 같은 침묵

 

                      月岩 이 희 정

 

 

“다비식 하지 마라 나 하나 태우기 위해

많은 나무가 죽어서는 안 된다

장례식 하지 마라 주변 분들에게 신세 지면

안 된다

수의 만들지 마라 입던 옷 그대로 화장해라

관 짜지 마라 오두막에 있는 대나무 깔판으로

싸서 운구하라

사리 찾지 마라

타고 남은 재는 봄철 나에게 꽃 봉양을 바치던

오두막 뜰의 철쭉나무 아래 뿌려서 보답하라“

 

큰 산이었던 법정스님

그래도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으면

맑고 향기로운 사회구현에 써 달라고 당부하고

무소유의 씨앗 뿌리며

 

“우레와 같은 침묵” 속으로 들어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