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 지 ♣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천상병' 시인의 '편지'입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쓴 편지!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잊을까 봐
그때의 나를 자네라 부르며 쓰는 편지.
지금 회원님은 그때의 자기에게
어떤 편지를 쓰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나는 미래의 나에게
어떤 편지를 받고 싶으신가요?
지금 우리는 미래의 나에게 쓸
편지의 모티브를 만들어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음악가 중에, '드보르작'은
미국에 살면서 늘 보헤미안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의 곡 'Cello Concerto in b minor, Op.104'를 올립니다.
그가 미국 뉴욕의
국민음악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1895년 완성된 이 곡은,
고향 '체코'를그리워하며, 자기에게 보낸 편지일 수도 있습니다.
‘브람스'는 이 곡을 듣고 난 후,
“이러한 첼로 협주곡을 인간의 손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왜 미처 몰랐을까?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직접 썼을 텐데”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곡입니다.
이 한주, 언젠가는 내게 쓸 편지의 소재,
멋지게 만들어 가십시오.
성묘 오가실 때 운전 조심하시고요! -초 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