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창 닦기

목향 2019. 9. 14. 17:57


최광호시인님(space4161@hanmail.net)께서 김종선님께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

창 닦기



창은 눈입니다.
사물을 크기만큼 보는 눈.
창에 비친 모습이 들려주는 소리를 보면,
맑거나 어둡거나 우울합니다.
투명한 햇살이 찰랑거리는 소리를 보는 것은 가벼움입니다.
창은 귀입니다.
빗물이 창을 넘어오는 풍경을 듣습니다.
그 모습에 다 녹은 내가 멀리까지 나아갑니다.
현상을 본다는 것,
아니 듣는다는 것은 상상의 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를 보거나 풍경을 듣는 공감각의 창.
창은, 소통입니다.
내가 너에게 내는 창,
네가 나에게 내는 창은 크고 맑을수록 더 많이 보이고
더 또렷하게 들립니다.
내 안의 창이 흐리다면 기분 좋게 닦아보겠습니다.
활짝 열어놓는 것도 잊지 않겠습니다.


- 최연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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