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 도종환

목향 2020. 5. 21. 12:43

 

 

♡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 도종환 ♡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 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하리라 마음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마음을 더 아는 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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