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내 마음을 가을 숲으로

목향 2021. 9. 5. 14:10

◆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 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머리에서 짜내어 생각해보려 해도

점하나 생각나지 않던 기억이

그렇게 갑작스레

눈을 감듯이 생각나는 기억이 있습니다

 

점점 세상에 적응해 나가며

잊힌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부현듯이 걸음을 멈춰버리게 하는

기억하나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그 기억 속으로 적셔지게 하는

그런 기억하나...

 

어느새 지금이 아니고

바로 그때가 되어버립니다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추억들을 꺼내어 그리워해 보세요.

 

그렇게 가을을 만들어 보세요.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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