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 일기 / 이해인 수녀님 ◇ "엄마, 나야, 문 열어줘" 어느 날 해질녘 수녀원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녀의 고운 목소리 그 옛날 골목에 들어서면 파란 대문 앞에서 내가 했던 그 소리 어둠 속의 그 말이 하도 정겨워서 울컥 치미는 그리 움 어린 시절 동무들은 엄마를 거쳐 이젠 할머니도 되었는데 난 한평생 누구에도 엄마 한 번 되지 못하고 철없는 아이로만 살았구나 어린 꽃에게 나무에게라도 가만히 엄마라고 불러달라까? 감옥에서 나더러 엄마가 되어달라는 소년의 글엔 아직 답을 못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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