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은. 정

은정아 ~은정아~~ / 글 : 정건섭 <펌>

목향 2010. 8. 10. 14:47
 
은정아

어제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내가,  더 용서 할 수 없는 너를 만나고 왔단다.

나는 네가  힘든 결혼생활에 짓눌려 있을 때

난 너를 위해 아무 것도 해 주지 못했고 해 줄수도 없었단다.

그러나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멀리서 듣고 어떻게든 너를 찾아가야 했지만

환경이 어떤지도 모르고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척 망설이다

끝내 얼굴 한 번 못보고 보냈구나--- 그렇게 총총 걸음으로 가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고 인정 할 수가 없었단다.

은정이가 보고싶으면 인터넷을 뒤져 얼굴을 보며 아리한 아픔을 겪고

 그러다가 또 깜빡 잊고~~ 누가 길은정 말만 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죄책감에 시달리고~!~

 

한 줌 재로 변한 은정이를 만났을 때 나는 슬픔보다도 나에 대한 죄책감으로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단다--내가 용서가 안돼 견딜 수 없었단다-- 살아있을때

왜 어떻게든  너를 찾아가지  못했는지--- 왜 유족이라도 찾아가지 못했는지~~

하지만 나는 또 그때는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었단다--장례때도 그랬단다

내가 은정이를 동생처럼 귀여워 해주고  넌 삼촌이나 큰 오빠나 선생님 처럼 나를 따랐다는것을

아는 사람이 없지 않았느냐 -- 내가 불 쑥 나타나면 하염없이 울었을테고

사정을 모르는 연예인이나 기자들이 또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죽어서도 지켜 주지못한 내가 될 것 같았단다.

은정이 방송짝궁 경호정도가 어렴픗 정작가님이 은정이 이뻐 해주고 --은정이가 선생님 처럼 따랐다는것을

알고 있을 정도니 누가 이해를 하겠느냐?~~~

 

그런 걸 감수하고라도 장례식엔 찾아 가야 했지만 과연 그것이 현명 했던가는 나도 판단이 서지 않는구나

한번은 턱도 없는 스캔들에 휘말려 기사까지 났었단다 --그 기자가 마침 집사람 후배기자라  집사람 설명으로

곧 정정 기사가 난 일이 있던 터라 참 힘들게 참고 있었단다-- 결혼 초 였단다 --

80년대 초 중반 사극을 휩쓸었던 눈이 큰 탤런트 <최선아>였단다-- 선아가 연기자로 출발 할때 내 힘이 컸단다.

그리고 함께 KBS 2-TV  오락 프로에 출연하고 <춤추는 딸 > 영화가 되었을 때 시사회에 나란히 앉았고

개봉 첫날 응원해 달라해서 갔다가 (스카라 극장) 입구옆 다방에서 선아 엄마 인사를 받고

--이를 계속 목격한 연예기자가 스캔들 기사를 썼었단다-- 집사람이 바로 옆에 앉은 문화부 여기자 선배라는 걸

몰랐던 것이다-- 워낙 조용히 결혼해서 추리작가인 나와 선배 기자가 부부인 것을 몰랐던 거야

다행이 최선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줘 이를 안 집사람이 설명 하니 놀래서 바로 정정기사가 나간 거였어

한데--최선아보다 이름을 더 잘 아는 연예인이 바로 은정이 너였단다-- 방송국에서 차를 마셔도 --밖에서 밥을 먹어도

조용히 망년회를 해도 집사람에게는 너무나 많이 자랑했기 때문이었단다--

 

그리고 나는 너도 지켜야 했고 또 대 언론사 기자인 잡 시람도 지켜야 했었단다--

집사람은 나의 이런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했었단다-- 컴에서 네 사진 꺼내 하염 없이 들여다 보면

내게 오히려 참 순수하다는 위로 까지 해 주었단다---

 

너를 만나고 온 날--집 사람은 <이제 마음 홀가분해 졌냐>고 위로하더라--

그렇다고 했지만 --한번이라도 다시 만나 수다 떨며 밥 먹고 싶은 간절함이 왜 없겠니---

왜 그런 시간들이 가슴아프게 하지 않겠니-- 하지만

이제 내가 다시 네 앞에 섰고--네가 어디 있는지 아니 --자주 만나 놀자---

너 만나지 못한 사이 있었던 내 얘기 도란 도란 들려줄께~~ 옛날 처럼~~~

 

첨엔 난 너를 용서하지 못했단다-- 어떻게 네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있니?

이 선생님을 앞에 두고 말이야? -- 난 그게 화 났었어--- 정말 화났었단다-- 하지만

널 만나니 다 용서가 되더구나-- 운명인 걸 어쩌겠냐~~~

한데 널 만나 또 다른 일이 생겼단다-- 지금까지 날 미워하고 날 음모했던 사람들!!

다--용서가 되더라--- 널 보니 증오했던 그자들-- 다 용서가 되더란 말이다---

역시 은정이는 사람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천사가 분명 해~~ 그래서 내가 정말 이뻐 했지만~~~

 

이제 푹 자거라-- 가끔 가서 내가 깨울테니 그때 일어나서

차도 마시고 꽃 향기도 맡고 도란 도란 대화도 하고

옛날 처럼 내게 노래도 들려주고~~~그래~~ 그럼 난  오늘은 이만 간다-- 다시 만나자~~

 

내 귀여운 늦등이 딸 만큼이나 이뿌고 사랑스런   은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