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悲哀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衣裳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愛情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
하면,
그대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1942년 경상남도 함안 출생
1965년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1963년 [서울신문] 신춘 문예에 <고별>, <편지>가 당선되어 등단
<신인 예술상>, <부산시 문화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수상
현재 한국방송공사 라디오 본부 근무
<현대시> 동인
시집으로 <우울한 샹송>, <야간열차(夜間列車)>,
<슬픔의 핵(核)>, <단순한 기쁨>, <그리고 너를 위하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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