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물의 언어 /이소애

목향 2011. 7. 9. 08:39

  

 

 


물의 언어

-이과수폭포에서-

이소애

 

뭉클한 함성이다

물방울이 태양을 핥아 혀끝으로 터트린

저항 언어가 쏟아져 내린다

지구는 귀가 멀어 들리지 않았을 터

물방울도 모이면 목소리가 커지나

물의 숲, 그 숲에서 물은

뛰어내릴 공포에 질려 얼굴이 파랗다

추락은 바다를 만나기 위한 생의 굴절

허공을 물속으로 끌어당기는 신의 명령이다

조롱박처럼 양손 오므려 소리들을 떠올려본다

한 옴큼 신의눈빛이 파고든다

폭포는 물고기들의 영혼 그 분노를

번쩍번쩍 튕기는 언어로

연어와 숭어와 가시고기 그들의 처절한 생을

소리로 새김질하면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미로의 블랙홀로 빨려들어 갈지도 모를

물의 저항이 부글부글 일렁인다

 


<이소애 시인>

 전북 태인 생

한맥문학으로 등단

우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동대학원 졸업

전북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수료

시집;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수상집;보랏빛 연가


월암문학카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