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와 나 사이에 ♣
그대와 나 사이 초원이나 하나 펼쳐놓았으면 한다
그대는 그대의 양 떼를 치고,
나는 나의 야크를 치고 살았으면 한다
살아가는 것이 양 떼와 야크를 치느라 옮겨 다니는
허름한 천막임을 알겠으나
그대는 그대의 양 떼를 위해 새로운 풀밭을 찾아 천막을 옮기고
나는 나의 야크를 위해 새로운 풀밭을 찾아 천막을 옮기자
오후 세 시 지금 이곳을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나 되어서
그대와 나도 구름 그림자 같은 천막이나 옮겨가며 살자
그대의 천막은 나의 천막으로부터 지평선 너머에 있고
나의 천막은 그대의 천막으로부터 지평선 너머에 두고 살자
서로가 초원 양편으로 멀찍멀찍이 물러나 외면할 듯이 살자
멀고 먼 그대의 천막에서 아스라이 연기가 피어오르면
나도 그때는 그대의 저녁을 마주 대하고 나의 저녁밥을 지을 것이니
그립고 그리운 날에 내가 그대를 부르고 부르더라도
막막한 초원에 천둥이 구르고 굴러
내가 그대를 길게 호명하는 목소리를 그대는 듣지 못하여도 좋다
그대와 나 사이 옮겨가는 초원이나 하나 펼쳐놓았으면 한다
문태준 시인의 '옮겨가는 초원' 입니다.
시인이 말하는 그대와 나는 어떤사이일까요?
부부, 연인, 아니면 친구일까요?
삶이라는 것이 각각의 영역이 있어서, 하는 일이 달라서
양 떼는 초원에서 자라는 것이고,
야크는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것이니
자칫하다가는 부부라 하여도
초원과 고산지대로 나뉠 수 있는 것,
그저 그대와 나 사이에 초원이라도 하나 펼쳐 놓을 수 있다면
다행이 아니겠는가.
나이들어 서로 외면하듯 살아가지만,
멀고 먼 그대의 천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면
나는 그것을 보고 나의 저녁밥을 지을 것이니
이제는 너무 멀어서 내가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더라도
그대와 나 사이에 초원 하나,
낭만적인 초원 하나 펼쳐놓았으면 한다.
그 낭만적 공간, 초원마저 없다면
부부 사이던, 친구사이던 ..
그대와 나 사이가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뭐, 이런 뜻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바람이 넘실대는 푸른 초원 하나 둔다면 어떨까요?
적당히 다가가고 적당히 외로워하면서
서로에게 조금씩의 그리움을 선물해주는..
그만큼의 아름다운 거리를 두고
평화롭게 은은한 사랑이라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우리들 사이는 어떠하다고 생각하세요?
[한줄 인사], [끝말 잇기] 등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뜨락이라도 있어서 .. 참 좋습니다.
아니면 .. 우리도,
낭만적인 초원 하나 펼쳐놓을까요?
감사합니다. - 초 립 -
요즘, 아침 저녁 신선한 공기같은 모음곡으로 초대합니다.
01. 숲 속의 물레방아 _ 아일렌베르크
02. 휘파람 부는 사람과 개 _ 프라이서
03. 뻐꾸기 왈츠 _ 요나손
04. 경기병 서곡 _ 주페
05. 오페라 아이다 중 개선 행진곡 _ 베르디
06. 라데츠키 행진곡 _ 요한 스트라우스
07. 군대행진곡 _ 슈베르트
08. 종달새 _ 하이든
09. 아기돼지 삼형제 _ 처칠
10. 크시코스의 우편마차 _ 네케
11. 오페라<천국과 지옥> 서곡 중 캉캉 _ 오펜바흐
12.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제3악장 후반부 _
라흐마니노프
13. 관현악 모음곡 <행성> 중 제4곡 주피터(목성)_
쾌락의 신 _ 홀스트
14. 장난감 병정의 사열식 _ 지젤
15. 춤추는 인형 _ 폴디니
16. 고장난 시계 _ 앤더슨
17. 왈츠 봄의 소리 _ 요한 스트라우스2세
18.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_ 베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