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정 ♣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 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 구문 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 삼의 코가 납작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 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 구문 반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목월 시인의 시 '가 정' 입니다.
며칠 전 추석날 여러분들의 현관 모습입니다.
19문 반 짜리 신발에 박힌 얼음과 눈
가정에 돌아오면 그제야 녹아내립니다.
북적거리던 아이들, 떠난 빈 자리가
쓸쓸하시지요? 부모의 마음은 같겠지만 ..
아버지의 마음은 또 다른 아쉬움 과 연민이 있다는 걸
어머니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제가 '실버넷뉴스' 기자라는 건 다 아시죠?
지난달 제가 취재한 기사 중 4개가
노령사회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장수시대,
급격한 노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령화 사회에선 19문 반 짜리 신발을
아버지와 자식들이 함께 신고 가야 할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게 문제입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임금 피크제'는
아버지 세대와 자식 세대가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
취업난에 허덕이는 아이들은 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 아버지들의 마음은
예전 명절과 다르게 외로움을 타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지난 9월 25일 자로 우리 카페
'퐁당퐁당 하늘여울' 카페지기로 위임되었습니다.
축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기가 되어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과 왠지 허허롭 습니다.
카페는 여러분 것입니다. 쉼터를 잘 가꾸겠습니다.
카페 식구들도 한 가족입니다.
모두 19문 반 크기의 신발을 신은 동격의 가족이지요.
카페에 오시면 신발에 박힌 눈과 얼음이 녹아내렸으면
참 좋겠습니다.
카페의 넓은 거실에 둘러 앉아
커피를 한잔하는 분위기의 곡이 없을 까? 생각 끝에
모음 곡을 올립니다.
아이들 걱정, 살아갈 걱정일랑 잠시 내려 놓으시고
우리 함께 차 한잔 하시겠습니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십시오.
감사합니다. -초 립-
제가 올린 기사 중 '역사의 창에 비친 건강과 질병'
서울대 황상익 교수의 강의 내용은 여기를 클릭 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 Pierre Porte - Un Petit Mot de Toi
2. Pierre Porte - Au Fil de L'eau
3. Chris Spheeris - carino
4. Armik - Cartas de Amor
5. Daivd Lanz - Veil of Tears
6. Steve Barakatt - Romance
7. Omar Lopez - Testimonial Ocean
8' Sigmund Groven - Jean de Flore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