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늑한 불빛 ♣
해지고 어둠 내리면
식구들 저녁밥상에 둘러앉을 만큼
사랑하는 이와 눈빛 맞출 만큼
그 만큼의 빛이면 족하다.
잠 않오는 깊은 밤엔 시집 한권 읽을 만큼
조영미 시인의 '촛불' 중 한대목입니다.
그 만큼의 빛은 어느정도 일까요?
애시당초 여러분의 빛은 어느정도 였습니까?
작고 부드럽고 아늑한 불빛이
더 아름다울 것같은 계절입니다.
내게 알맞은 불빛, 작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밝음,
그 소담한 불빛이 행복의 척도입니다.
음악에서 모든 악기가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해서
점점 크게(세게) 연주하라는 부호를
'크레센도'라고 합니다.
아주 작게 시작하여 마침내 우렁찬 대미를 장식합니다.
대표적인 곡이 '드보르작 신세계로 부터 4악장' 과
오늘 올려드릴 '라벨의 볼레로' 입니다.
작은 북과 비올라, 첼로의 피치카토가
긴장감 넘치는 독특한 리듬을 연주하고 나면
하나의 리듬과 두 개의 주제가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반복되지만,
크레센도의 섬세한 매력이 마침내
커다란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냅니다.
작지만 꾸준함이 큰 성공을 이끌어내어
마침내 환희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눈빛 맞출 만큼의 여유로움,
그런 한주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초 립 -
Maurice Ravel Boléro, Op.81 볼레로
볼레로는 원래 18세기에 생겨난 스페인의
민속 무용의 한 형식으로
캐스터네츠로 리듬을 반주하는 춤곡입니다.
술집의 탁자 위에서 무용수가 홀로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다가,
격하게 고조되는 리듬과 춤의 역동성에 동화되어
손님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무용수와 다 같이
춤을 추는 장면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오늘 연주는'Kent Nagano' 지휘로
'러시아 내셔날 오케스트라' 20주년
기념공연 실황으로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