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John Potter지음/김은산옮김, 『서머힐 교사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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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
이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나이가 몇 살이든 간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면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자기들에게
관계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매주 열리는 전교회의와 재판모임에서 토론과
투표를 통해 결정해 갑니다. 이 회의에서는 가장 나이 어린 학생이나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이나 마찬가지로 학교의 여러 가지 일에 대해 동등한 발언권과
한 표씩의 동등한 투표권을 갖습니다.
나는 이런 회의에서 6살짜리 아이들이 자기네 선생님들에게 욕을 하고 약한 애를
골리는 아이에게 상을 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열한살의 소년이 6년 동안이나
학교에서 지내면서도 수업시간에는 단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다는 사실을 크게
자랑삼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곳은 어쩌면 세계에서 진정한 자유가 있는
유일한 학교로서 나는 이곳에서 A.S. 니일의 철학과 정신이 65년이 넘도록 생생히
살아 내려오고 있는 사실을 보았습니다.
(역자 서문)
지금까지 내가 접한 글들은 니일 자신이나 외부인, 학생들이 쓴 글이었다. 서머힐
내부에서 교사로서 직접 그곳 생활을 체험하며 쓴 글은 보지 못했다. 따라서 그의
일기는 서머힐의 진면목을 또 다른 시각에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리라
생각했다. 또 서머힐이라면 ‘학생들이 무조건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는 주로
문제아들을 위한 학교‘로 생각하는 우리나라 일부인들의 오해나 편견을 시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서머힐이 아이들이 생활하기에는 매우 좋은 곳이지만 교직원들에게는 ‘고되고 힘드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 그들 대부분이 학교 구내에 기거하며 공동생활을 하고,
취침시간이나 외출 후 귀교시간을 학생들과 똑같이 적용받는 그곳에서 교직원들은
일반학교 교사들과는 달리 하루 24시간 근무(밤에도 학생들이 방으로 잇달아 찾아옴)에
주말휴식도 없는 셈이다.
따라서 6-16세의 세계각국의 남녀학생 60-70여명을 보살펴야 하는 보모들은 무척
고달프고, 교사들은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갈망하며, 개인적 사교생활에 굶주려,
오래 있지 못하고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John Potter 지음/김은산 옮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학교-
서머힐 교사의 수기(A Diary of Summerhill Teacher)』
★영국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는 서머힐은 열린 학교의 세계적 본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21년에 설립되었다니까 어느덧 90년이 되었습니다.
설립자 A. S. 니일(A. S. Neil)의 확고한 신념- ‘어린이에게 자유를 허용하면
분명히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교육 철학이 혁신적으로 구현되는 곳.
1980년부터 2년 간 서머힐 교사를 지낸 존 포터의 경험담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학교입니다. 전교생 회의를 통해 학교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방식이나 24시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교사들의 애정 어린 헌신성이
서머힐이 100여 년 간 유지되고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서머힐 출신입니다. 99년에 서머힐에 입학했습니다.
둘은 이미 졸업했고 한 아이는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막내 아이는 벌써 10년째 서머힐에 다닌 셈이지요.
아이들이 서머힐에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은 조금 과장해서, 아이들이 무슨
全인격체로 길러졌겠거니 하는 과도한 기대를 하는 듯 보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지요^^;;
하지만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 없이 성장하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검색창에 서머힐이라고 치면 그에 관련된 책자나 정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서머힐 창립자 A.S. 니일의 교육 철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모임이나 개인들도
적지 않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90여 년의 서머힐 역사에서 저희 아이가 2년 전 한국인 최초의
서머힐 졸업생이 되었다는 사실은, 아마도 학과 공부가 뒤처질 것이라는 한국 부모들의
확실한^^ 불안이 그 주된 이유이겠지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세상에 댓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과실은 없습니다. 아이를 돌보고 교육하는 일에서는
더 엄격하고 정확하게 적용되는 법칙입니다.
개인적으로 5년 안에 결실을 보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제 파트너와 함께 서머힐
관련 책을 쓰는 것입니다.
교육 제도라는 측면에서의 서머힐이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 서머힐이라는
집단이, 어떻게 백여 년 동안 아이들의 자유와 행복의 공동체로 이어져 오고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천국이지만 교사들에겐 '고되고 힘든 곳'에서도 꿋꿋하게 진심을 다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서머힐 선생님같은 사람들도 있는데(실제로 지난 10년 간 제가
숱하게 경험한 사실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선한 걱정과
설레임을 침착하게 글로 담아내고자 하는 소박한 희망쯤이야 꼭 이룰 수 있겠거니,
저는 그렇게 믿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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