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다시 가보고픈 月岳山 / <글>수필가 황원연

목향 2009. 4. 5. 15:25

(月岳山 기행문)

다시 가보고픈 月岳山

 

7.11(일), 장마중이라서 그런지 날씨는 흐리고 후덥지근 했다.나무에도,잡초에도 물방울이 마르지 않았다.처음부터 등산길은 가파랐다.깔딱고개 라고 하기에는 너무 긴 고갯길이다.등산로 양쪽에는 쑥과 육모초가 유난히 무성했다.초여름 인데도 매미소리는 많이 지쳐 있었다.

 

國立公園 月岳山에는“모감주나무”가 群落을 이루고 있다.中國에서 海流를 타고 유입됐다는 이 나무는 루비빛 물드는 화려한 노랑꽃을 피우는 보호수로서 中峰(200-600m)에 50-70본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또한 천년 기념물217호인 산양이 94‘-98’사이에 3쌍(6마리)을 방사하여 야생동물로서 보호를 받으며 자라고 있다고 한다.

 

야트막한 능선에 다소곳이 자리한 보덕선원(普德禪院)에는 人跡도 없는데 다만 다래넝쿨 칙칙얽힌 숲 사이로는 저 아래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의 안내방송 소리만이 아련히 들려오고 있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송,계곡따라 불어오는 향긋한 바람은 世俗에 찌든 영혼까지 淸新한 기운으로 씻어내고 마음편하게 숨쉬며,오감을 통한 소리와 냄새의 색깔을 가슴깊이 느끼게 해 준다.비목나무,박달나무,소태나무,참나무가 우거진 숲속을 걸으면서 그들의 실체를 통해서 고독과 관찰의 無限함을 얻었고,頂上에서는 눈 아래 겹겹이 펼쳐지는 神秘의 녹색 파노라마를 보면서 나는 自然과 교감할 수 있는 天賦의 능력을 가지고 순결함과 元氣가 충만한 自我를 발견하는 또다른 祝福을 얻었다.

 

세월은 말없이 흘러가는데 온갖 근심도 잊은 채

나의 마음은 점점 더 젊어 지는 듯 한다.

숲속의 나뭇가지들은 수줍은 흔들림으로 까르르 소리를 내지르고

이름모를 산새들의 높고 가는 소리는 고요한 숲속을 메아리 친다.

自然의 품에서 自然-人間,人間-人間이 하나가 되듯이

對話와 말없는 느낌과 순수한 생각을 통해서...

비록 人間은 自然앞에 보잘 것 없는 존재이지만 그의 좁디좁은

가슴에는 大宇宙를 안고 있다.

 

깍아지른 下峰 절벽,뚝뚝 떨어지는 낙시물,오를 수 없어 고개를 쳐들면 거대한 봉우리만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었다.외길 칼바위 가파른 능선을 한가닥 와이어(wire)에 의지하고 조심스럽게 기어오른 한걸음 한걸음에는 心身의 긴장과 함께 짜릿한 스릴도 맛볼 수 있었다.

 

정상(靈峰:1,097m)에 오르는 가파른 300m(324계단),일명 국사봉 이라고도 하는 거암(巨巖)은 웅혼(雄渾)의 長大한 壯觀을 이루고 雲霧에 묻힌 봉우리는 하늘과땅,바람과풀과꽃,그리고 한 그루 나무와 한 알의 열매를 보게 해 주며,自身을 고백하는 神秘의 언어도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다.저 멀리 소백산맥 줄기의 비로봉,금수산,신선봉이 바라다 보이는 月岳山은 원광폭포,자연대,수경대,학소대,망폭대,와룡대,팔랑소와 함께 송계8경중의 하나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노린재나무,팥배나무,물푸레나무 우거진 숲을 따라 下山하는 길목에 마애불(磨崖佛)이 보인다.이것은 통일신라말기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누이 덕주공주(德周公主)의 亡國의 한(恨)을 달래고자 그녀의 형상을 마애불(磨崖佛)로 새겼다는 說이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이나 口傳을 통해서 전해오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