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정 일기

제목 : 2004. 5월 27일. 비(悲) No. 2.

목향 2009. 4. 25. 14:12

제목 : 2004. 5월 27일. 비(悲) No. 2.

요 며칠사이 나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고있었다.

깊은 절망감에  삶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도 빠졌었고
실낱같은 희망의 빛줄기로
다시 도전해보자는 새로운 의지도 다지곤 했다.

방송센터 근처 커피샵 주인이 나를 보고는
"세상에... 너무나 야위었다"며 걱정을 하셨다
내가 주문한 '핫쵸코'음료에 (실은 식사를 전혀 못했기에 칼로리를 보충하려
주문한 음료였다)
커피샵 주인은 핫쵸코위에 휘핑크림을 잔뜩 얹어,
제발 살 좀 찌길 바란다며 가져다 주었다.
마치 밥 공기에 꾹꾹 눌러 수북히 밥을 담아 건네주는
엄마의 마음같았다.
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마셨지만....
너무 많은 양의 생크림 때문에, 핫쵸코 음료의 본래 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하긴... 어떤 음식이라도 이미 나는 미각을 많이 상실했기때문에
그 맛이 그맛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고마운 마음은 느낄 수 있으니 다행이다.

나는 요즘.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더 자주 하게되었다.
내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때문이다.
이리도 착하고 성실하며 정직한 사람들이 더 많은데.....

세상은 어찌하여
그들이 인정받고 존경받으며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지 않는 것일까....

정치인들의 권력싸움을 보고있자니 부아가 치민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가 발전했고
부도덕과 비리가 점차 사라지는 깨끗하고 도덕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고 믿고있지만...
겉 모습만 변한 듯 보일 뿐,
실제로는 하나도 변하지 않은 비리천국(?)인 것 같다.

다 가져가라.....

내게 필요한 것은
방송과 음악뿐이니......
가슴으로 노래불러야하니
가수는 진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사는 날까지, 그렇게 살아보리라.....

새벽에 내리는 비는 더욱 처연하다.
내 눈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