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새벽을 예감(豫感)하는 눈에게만 빛이 된다.
새벽은 홰를 치는 첫닭의 울음소리도 되고 느리고 맑은 외양간의 쇠방울 소리 어둠을 찢어 대는 참새 소리도 되고 교회당(敎會堂)의 종(鐘) 소리 시동(始動)하는 액셀러레이터 소리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도 되어 울려 퍼지지만 빛은 새벽을 예감(豫感)하는 눈에게만 화살처럼 전광(電光)처럼 달려와 막히는 빛이 된다
새벽이 된다. 빛은 바다의 물결에 실려 일렁이며 뭍으로 밀려오고 능선을 따라 물들며 골짜기를 채우고 용마루 위 미루나무 가지 끝에서부터 퍼져 내려와 누워 뒹구는 밤의 잔해들을 씻어 내어 아침이 되고 낮이 되지만 새벽을 예감(豫感)하는 눈에겐 새벽은 어둠 속에서도 빛이 되고 소리나기 이전(以前)의 생명(生命)이 되어 혼돈(混沌)의 숲을 갈라 한 줄기 길을 열고 두꺼운 암흑(暗黑)의 벽(壁)에 섬광(閃光)을 모아 빛의 구멍을 뚫는다.
그리하여 새벽을 예감(豫感)하는 눈만이 빛이 된다. 새벽이 된다. 스스로 빛을 내뿜어 어둠을 몰아내는 광원(光源)이 된다. 정한모 시인의 ' 새벽 1 '입니다. 시인은... "새벽은 새벽을 예감(豫感)하는 눈에게만 빛이 된다."고 말하네요.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뀐 요즘 우울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 근무하던 어떤 이는, "두 사람이 감옥 창살 밖을 보고 있었다네 한 사람은 진흙탕을 보고, 한 사람은 별을 보았다네..."
아버지가 보낸 이 두줄 편지를 읽고 인생을 바꿨답니다. 빛이 있어 보이는 것이 아니고 눈이 있어 새벽이 보인다는 시인의 말대로 열린 마음으로 눈을 떠 빛을 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쇼팽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그랜드 폴로네이즈를 올립니다. 폴로네이즈는 폴란드 민속 춤곡입니다.
철저한 애국주의자 쇼팽은 폴란드를 떠나 파리로 갈 때 고국의 흙 한 줌을 유리병에 담아 갔습니다. 그러니까... 쇼팽 곡 중에는 폴로네이즈가 돋보일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곡은 '안단테 스피아나토'라는 전주곡 까지 있으니까 좋은 곡이라고 봐야겠죠?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늘 건강 조심하시어 이 한주도 즐겁게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 초 립 -
쇼팽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그랜드 폴로네이즈 Op.22 Chopin - Andante Spianato and Grande Polonaise Op.22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피아노) 키릴 콘드라신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Sviatoslav Richter (piano) Kirill Kondrashin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1961/07/16 (ⓟ 2000) Mono Royal Albert Hall,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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