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음악(1)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작품.106 4악장 라르고-푸가

목향 2020. 9. 10. 11:03

베토벤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놓았던 작은 신발들 내 편지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 아니 정말 그런 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는가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손톱에 대하여 문득 발견한 묵은 흉터에 대하여 떨어진 단추에 대하여 빗방울에 대하여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이어령의 '정말 그럴 때가'입니다.

코로나는 끝날 기미가 망막하고, 전에 없던 물난리에 망연자실... 시인의 말대로 어딜 가나 벽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벽인데, 심상치 않은 사회적 갈등은 답답한 마음을 더욱 옥죄입니다.

 

베토벤 나이 48세, 귀는 안 들리고 건강도 안 좋은데... 형님 딸을 입양해서 여생을 즐기려는 마당에 형수가 아이를 찾아가겠다고 소송을 했습니다.

그 답답하고 사방이 혼자일 때 그는 피아노 소나타 29번을 작곡합니다. 부제가 ' 함머클라비어', '망치로 두둘긴다'입니다. 그의 슬픔과 고뇌, 절망이 녹아있고 절망을 딛고 일어서려는 절규가 들리는 피아노 소나타 29번, 4악장을 올립니다. 우리들도 뭔가를 두들겨야겠지요?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자신을 채찍질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계시니까. 너무 답답하시지요? 이 곡이 위로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초 립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작품.106, 제4악장 Beethoven Piano Sonata No. 29 in B♭Major Op.106 빌헬름 켐프 (피아노) Wilhelm Kempff (piano) 1951/12/21 Mono Beethoven-Saal, Hann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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