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꽃에는 정작 芳年(방년)이란 말이 없다네.
그래, 천년만년 꽃다운 얼굴을 보여주겠다고
누군가 칼과 붓으로 나를 피워놓았네만
그 붓끝 떨림이며 자흔 바람에 다 삭혀내야
꽃잎에 나이테 서려 무는 芳年(방년) 아니겠나?
꽃이란 게, 향과 꿀을 퍼내는 출문이자 열매로 가는 입문이라
나도 고개 돌려 밥당 마루에 오체투지하고 싶네만
마른 주둥이 훔치는 햇살 천년 바람 천년,
법당 마당의 싸리비질 자국만 돋을새김하고 있네.
그렇다네, 이 문짝에 坫華(염화)가 없다면
어찌 법당에 微笑(미소)가 있겠는가?
풍경소리며 목탁소리에도 나이테가 있는 법,
날 쓰다듬고 가는 저 달빛 구름그림자처럼
씨앗 쪽으로 잘 바래어가시게나.
'이정록' 시인의 '꽃살문'입니다.
시인은 햇살 따스하게 스미는
산장 암자에 혼자 앉아 문살에 새겨진
꽃살 무늬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자신이 직접 꽃살문이 되어
꽃살문 심정에서 서정을 엮었습니다.
꽃에는 정작 芳年(방년)이란 말이 없다네.
꽃다운 나이라는 뜻의 방년,
꽃에게는 꽃답다는 말이 필요 없으니,
꽃은 원래 꽃이기 때문입니다.
꽃은 꽃답다는 말이 필요 없는데,
사람에게는 왜?
사람 답다는 말이 필요할까?
사람은 사람답지 않을 때가 많아서
사람 답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늘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꽃다움이란 말이 필요 없듯이, 삶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른 주둥이 훔치는 햇살 천년 바람 천년,
그 아름답던 꽃이 지고, 낙엽 져도
늘 변하지 않는 방년은 '사랑'입니다.
마팡 증후군으로 손가락이 긴 음악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라흐마니노프'의 연주,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올립니다.
그가 연주한 원곡은 당시 녹음기술이 열악해
다시는 듣지 못하지만, 곡 일부가 편곡된 곡으로
후세에 영원한 방년으로 손꼽힙니다.
일부 악구의 편곡은,
그만큼 긴 손가락을 가진 연주가가
없기 때문 이랍니다.
1악장의 감동적인 첫 8마디처럼
회원 여러분들에게도 새로운
힘찬 시작의 종소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초 립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 minor Op.18
Rachmaninov -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바이런 재니스 (피아노)
안탈 도라티 (지휘)
미네아폴리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Byron Janis (piano)
Antal Dorati (Conductor)
Minneapolis Symphony Orchestra
1960/04/17, 18 Stereo
Northrop Auditorium, Minneapolis .
감사합니다. - 초 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