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 작품 .30 ♣
당신은 칠월의 편린과 폭염을 기록하며
팔월의 숲으로 여행을 떠난다
나이테에 제 일생을 녹음하는 나무들
매해 잎들이 매달려 음표처럼 흔들리곤 하지만
계절이 두고 간 끝은 연주하지 않는다
나는 볕드는 의자에 앉아 가방을 챙기듯
마음을 접은 사람이다, 구름의 갈피 안에서
지도의 일부처럼 발견되는 오후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기다림이 빙글빙글 LP판을 돌린다 잠시
새들이 날아와 제 부리를 깃 속에 내려놓는다
그늘이 사랑한 음(音)
각기 흔들리는 나선의 근황들,
당신은 다가오거나 지나치고 있다
'윤성택' 시인의 '음악파일'입니다.
시인은 나무의 나이테 모양을 보면서
LP 판이라 불리는 음반을 떠올립니다.
나무의 나이테는 음반,
잎들은 음표처럼 매달려 있답니다.
잎이 거의 떨어져 버린 숲에서
우리는 어떤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요?
지난 금요일, 고향 친구들과 가까운
서울 둘레길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시인은...
'기다림이 빙글빙글 LP판을 돌린다. 잠시
새들이 날아와 제 부리를 깃 속에 내려놓는다' 고도
했습니다.
음표가 모두 지워진,
5 선지 같은 나뭇가지에서,
걷는 내내 소리 없는 연주가 들려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고국 러시아의 깊은 우수와 멜랑콜리를...
특히 라흐마니노프가 사랑했던 이바노브카
숲 속의 자연풍경을 느껴볼 수 있는 곡입니다.
영화 '샤인'을 보셨지요?
악마의 곡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피아노의 폭풍 연주,
그런가 하면, 격정을 어루만져주는 감미로운
서정과 향수,, 가을을 떠나보내고,
허허한 마음을 달랠 더 없는 좋은 곡입니다.
창문 너머...
첫눈을 바라보며 이 파일을 만듭니다.
여러분, 이 한주가 행복이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초 립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 minor Op.30
피아노: 바이런 재니스
Rachmaninov - Piano Concerto No.3 in d minor Op.30
바이런 재니스 (피아노)
안탈 도라티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Byron Janis (piano)
Antal Dorati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1961/06/16, 17 Stereo
Watford Town Hall, London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