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목향 2009. 12. 25. 09:58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애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