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사를 찾아서
보살사: 극락보전 (법당) 과 오층석탑(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65호)
비는 오다말다 이따금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는 후덥지근한 엊그제 (8.26),
문득 집에서 가까운 보실사에 가 보고 싶었다.
부처님 앞에서 두 손을 모으면 그래도 마음이 좀 편안해지고 기도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게 될 테니까,
지난이야기, 그러니까, 막내가 운전 면허증을 따고 얼마 안 되어 엄마 바람쐬어준다며 나를 태우고 보살사에 가던 중, 하필이면 그 좁은 길에서 버스를 만나게 되었다.
어쩔 수없이 딸 애는 진땀을 흘리며 후진하던 중 정말 절벽 몇cm 를 남겨두고 위험천만한 찰나에서 살아남았던 일이 있다. 겁에 질린 우리는 그날 사찰 방문도 미룬채 어느공장 마당에서 차를 돌려 그냥 집으로 돌아왔었다.
세월이야 꽤 지났지만 또 다시 그 사찰을 찾게 되니 그때의 일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만일에 그때 잘못하여 그 높은 절벽 밑으로 곤두박질 쳤다면 어찌 되었을까, 아마 죽지는 않았다 해도 크게 다쳤을 게 뻔하니, 지금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벌써 14년 전 일이다.
‘그래. 이제는 그 길이 좀 변했겠지.’
라는 기대감을 지니고 혼자 차를 몰았다.
같은 청주 권의 행정구역이니 집에서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도로가 좁아 혹여 상대편에서 오는 차를 만나면 잘 피할 수 있을까?
아직도 운전이 미숙한 탓으로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한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니 다행스럽게도 전보다는 조금 더 넓혀졌고 조심조심 좀더 들어가니 반갑게도 넓혀진 양방향의 차도가 말끔히 포장되어 얼마나 다행이던지.
비교적 넓은 사찰 주차장, 차 한대가 덩그마니 서있을 뿐 텅비어있기에 다행이었다.
차에서 내리니 저만치 젊은 아낙이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그냥 온 몸으로 맞으며 물을 받고 있었다.
나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우산을 씌어주면서,
“ 여기에 이렇게 마실 물이 나오는지 몰랐어요.”
그는 흘깃 나를 쳐다보더니,
“어마, 고마워요. 이 물이 얼마나 좋다고요. 오늘은 비가 와서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오는 데요. 보통 줄을 서서 물을 받아요.”
하면서 내 빈 손을 보더니 물병을 안 가져 오셨으니 제가 한 병 드리지요.
공짜는 없는 법 이렇게 우산 씌워준 대가를 받게 되었다.
비 오는 산사는 고즈넉했다.
뒤로는 낙가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있기에 아늑하고 소박하다.
부처님 앞에 섰다.
딱히 무슨 염원인지도 모를 마음으로 부처님 앞에서 두 손을 모은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모두에게 건강과 평안을 주소서.”
아마도 요지는 거기에 있었던 거였다.
* 사찰로 들어가는 입구 돌담길
*요사체 : 마당의 넓은 잔디가 시원하다
보살사 : 고려때는 법상종 계열의 사찰이었으나,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 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전각으로는 보살사 극락보전(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56호)를 비롯하여 명부전, 삼성각, 요사체 및 부속 건물이 있다.
극락보전은 조선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으며
내부에는 보살사 석조이존병립여래상(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4호)과 지장보살상, 삼존불 등이 봉안돼 있다.
이밖에 보살사 오층석탑(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65호)과 중수비,
석탑옥개석, 동종 등이 있다.
5층 석탑 : 조선시대 탑으로 기단부터 상륜부까지 잘 보존되어 있다.
지대석 위에 하대석을 대신하는 3단의 받침이 있고 그 위에 중판복엽(重辦複葉)의 복련화문(伏蓮花紋)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중대석이 생략된 단층기단이 구성되어 있다. 복련석 윗면에는 1단의 탑신 괴임이 조출되었다.
* 위 장독대를 멀거니 쳐다보고 있으려니 옛날 우리집 장독대가 생각났다.
장독대가 생각나면 의례히 어머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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