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어느 화장품공장 견학 / 후회

목향 2010. 7. 25. 13:48

 

어느 화장품공장 견학 / 후회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노래교실 회원들 따라 어느 화장품 공장을 견학했다.

나는 그런 곳에 가게 되면 계획에 없는 물건을 잘 사는 편이라

‘그래. 이번에는 어떤 경우에도 사지 않을 것이다.’


사실은 이렇게 마음을 독하게 먹었는데 기어코 또 구입하고야 말았다.

홍보팀장인 듯 참 그럴듯하게 설명을 잘한다.

그의 나이가 오십이 훨 넘었다는데 내 눈에는 40대 중반쯤으로 보였다.

그는 심혈을 기울려 얼마나 설명을 해댔는데도 막상 희망자는 40여 명 중 두, 셋 정도 나는 순간 적으로 공연히 미안하고 불편했다.


‘아니 저들도 물건을 팔아야지 윗사람 보기에 떳떳하고 일당 값을 해야 되지 않나. 오늘 점심도 공짜로 먹었는데, 하는 생각이 얼핏 들면서

‘그래. 나 역시 이 나이 되도록 비싼 화장품 언제 한번 써보았나 ? 하는 회심의 생각이 불현듯 일면서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물건 구입이 집에 와서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후회가 되는 것은 어쩔 수없다. 아직 사용해 보지는 않았는데도 왜 그런지 자꾸 속은 것 같고 내 얇은 귀를 탓하기에 이른 것이다.


언젠가 어느 제약 판매 공장에 갔다가 피를 맑게 한다는 <내가 콜레스테롤이 높기 때문에> 말에 현혹되어 꽤 거금을 주고 약 한 상자를 샀었다.  

마침 막내가 집에 왔다가 소포로 배달된 약을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 엄마, 그 돈이면 우리나라 최고의 제약 회사 약을 두 배는 더 살 텐데 명색이 약사인 나를 두고 물어보지도 않고 사느냐?”


고 언성까지 높인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해도 이번에 또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

그러나 어쩌랴!

이제 앞으론 아예 그런데 따라가지 말 것이며 이왕 구입한 것은 돈만큼 효과를 볼 것이란 기대로 마음 편하게 갖기로 하자 아! 참 나도 …….


* 이날 어느 제약회사도 견학했는데 이를 꽉 물고 약은 구입하지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도 건강에 대해서 잡 상식 몇 점 얻었고, 냉방 잘된 버스타고 바람 잘 쐬었으니

 손해만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