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정혜선의 그림에세이/ 왕년에

목향 2009. 1. 21. 14:08

[2009.01.21 - 일백서른여섯번째]
  왕년에




걸핏하면 '내가 왕년에..'를 입에 올리는 이들의 현재 상태가
썩 만족스럽지 않을 거라는 짐작은 셜록 홈즈의 추리만큼이나
자연스럽고 과학적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애초부터 과거에 방점을 찍고 있으니 당연한 결론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구조도 '왕년에' 화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과거로 눈을 돌려야 행복의
단서라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평생 제일 행복한 시절이었다, 는 식이지요.
심각한 심리적 착시현상입니다.
미래에서 돌이켜 보면, 현재도 미래의 아름다운 과거인걸요^^;

'here&now' 상황에서 행복을 감지하지 못한 채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기웃거리는 일은, 단언컨대 무능력한 행위입니다.
돌이켜보지 않고 지금 현재의 주위를 둘러보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진짜배기 행복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