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서산대사의 마지막 유훈

목향 2009. 1. 31. 17:06


                          단원, 김홍도의 산수화

      西山大師의 禪時
      1520(중종 15)∼1604(선조37). 조선 중기의 고승(高僧) 승군장(僧軍將). 완산최씨(完山崔氏). 이름은 여신(汝信), 아명은 운학(雲鶴),자는 현응(玄應),호는 청허(淸虛). 별호는 백화도인(白華道人) 또는 서산대사(西山 大師) 풍악산인(楓岳山人) 두류산인(頭流山人) 묘향산인(妙香山人) 조계퇴은(曹溪退隱) 병로(病老). 법명이 휴정이다. 평안도 안주출신
      산은 무심히 푸르고

      山自無心碧 雲自無心白 其中一上人 亦是無心客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구름 또한 무심히 희도다 그 가운데 한 사람 앉았으니 그 또한 무심한 길손이로다

      서산대사의 마지막 유훈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묘향산(평안남북도와 자강도 사이에 위치한 해발 1909m)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휴 정: 1520-1604)께서 85세의 나이로 운명하기 직전 위와 같은 시를 읊고 나시어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합니다

                        秋史 金正喜(1786∼1856)묵란도
                          명상음악 - 천년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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