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음악(2)

[스크랩] 환희의 송가

목향 2016. 10. 11. 12:29

♣ 고맙습니다 ♣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고마운 분들도 많았고 감사할 일도 많았습니다. 부족한 저의 여백을 채워준 수많은 회원님의 손길 덕분에 무사히 한해를 마칩니다. 어찌 다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무심히 지나쳐버린 것들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나의 소홀함 때문에 마음 상하신 회원님들께 감히 용서를 청합니다. 미안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많은 글을 올려주신 회원님들, 읽어주신 회원님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줄 인사, 댓글 달아주신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제가 올린 글과 음악을 애청해주신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퐁당퐁당 하늘여울 회원님들, 다가오는 병신년 한해도 건강과 가정엔 평화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연말이 되면 송년 음악회 레퍼토리에 빠지지 않는 곡,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올립니다. 이 곡은, 완벽한 음악적 내용의 우수성과 이 곡에 내포된 인류애와 희망, 새로운 지향이 우리를 환희의 세계로 이끄는 명작이라는 것 말고도, '베토벤'은 위대한 악성이었지만, 그의 일상은 평범한 우리와 비교해도 우리가 위로를 느낄 만큼 초라했습니다. 50점짜리 시험지를 받아들고 난감해 하는 학생이, 2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있는 옆자리 학생을 보는 순간 위로를 받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새해에도, 밝고 활기찬 회원님들의 모습을 퐁당여울에서 늘 뵙기를 소망합니다. 이 곡은 연주자들에겐 난해한 곡입니다. 최초로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간 교향곡이기도 하지요. 어느 오케스트라, 누가 지휘를 했으며, 녹음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느 회사에서 녹음되었느냐는 음악감상에서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오케스트라가 콘서트 홀에서 연주할 때 청중을 위한 연주와 녹음을 위한 연주가 다르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킷에는 '실황녹음'은 따로 명시합니다. 연주장 오디오는 악기가 표현하는 PP 피아노 시모(아주여린음), FF 포르테(아주세게)를 비롯, 저음과 고음을 사실대로 전하지 못하며, 녹음기는 사람의 귀처럼 선명하게 듣지 못하고, 표현도 어눌하기(사람에 비하여) 때문입니다. 더더욱 패러다임(관념)이 덧칠을 하면 재킷의 평가는 엉뚱하게 튑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푸르트벵글러'가 1951년에 지휘한 '베토벤 9번'입니다. 지휘자가 음반 내기를 거부했음에도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황폐한 문화 진작을 위한 의도와 패러다임(관념) 때문에 지금도, 명반으로 소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론 음반을 내기 위한 녹음 연주의 대가는 '카라얀'입니다. 그는, 연주자가 실수한 부분의 땜질까지도 녹음기술 짜깁기로 커버하는 재치를 겸비했습니다. 베를린 필의 상임 지휘자 였던 '첼리비다케'는.. 깡통에 담긴 통조림이라고 비난했지만, 감상하는 분들은 완벽에 가까운 카라얀의 음반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카랴얀이 지휘한 베를린 필 음원(위)과 가장 근래에 녹음된 거장 '아바도'가 지휘한 상큼한 연주(아래) 음원을 같이 올립니다. 카라얀과 아바도, 베를린 필과 빈 필의 차이를 감상해 보십시오. 긴 연휴, 느긋한 망중한을 상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초 립 - Beethoven,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Choral' 1824년 5월 7일 .. '베토벤'에게는 끝이었고 인류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날 이였습니다. 그날 .. '빈'의 '케른트너토어' 궁정극장에서 '합창'이 초연되었는데 .. '베토벤'이 지휘는 커녕 연주가 끝나고 객석에서 열광의 파도가 휘몰아칠 때 .. 그 환희의 순간에, 그의 시선은 여전히 악보와 단원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미하일 움라우프'(1781-1842)의 지휘로 연주는 끝났고, 연주를 도와준다고 계속 악보를 넘기고있는 '베토벤' 알토 독창자가 '베토벤'을 청중쪽으로 돌려세우고 난 다음에야 '베토벤'은 청중을 향해 인사를 했습니다. 그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열렬하게 환호하는 청중의 모습, 그리고,, 허공을 향해 날아가는 손수건 들 뿐이었습니다. 그의 나이 53세. 화가가 자기작품 전시회에서 눈을 가리고 서 있는 모습을 상상 해 보셨습니까? 30여 년에 걸쳐 이룬 꿈을 .. 그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품고있던 예술 혼이 남김없이 세상에 분출되던 날, 그것은 환희였고 새로운 천지창조 였습니다. 제 4악장에서 독일 시인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인 합창곡 때문에 '합창'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이 교향곡은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고있는 그의 역작이고, 그의 마지막 교향곡입니다. 출생일도 분명치 않은 1770년생, 초등학교를 중퇴했고, 까칠한 성격때문에 하숙집을 자주 옮겨야했고, 그렇게도 존경하던 '괴테'와도 단 한번의 만남으로 끝! 교향곡 '합창'이 초연되고 3년 후 .. 그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도, 집도, 재산도 없는 그의 가는 길엔 수많은 인파로 뒤덮혔고, 가장 가까이 지내던 하숙집 아주머니와 파출부가 먼 발치에서 눈물을 훔첬습니다. 이런 것들은 그저 '베토벤'의 겉모습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인간의 고뇌를 뛰어넘어 '환희'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1악장: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 운 포코 마에스토소 소나타 형식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분위기 현의 화음으로 시작되어, 바이올린이 살짝 제1주제의 운을 뗍니다. 제2주제는 목관에 의해 은은한 울림으로 연주된 후, 제1주제로 장렬한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2악장: 스케르초. 몰토 비바체 강렬한 현의 터치와 팀파니의 울림으로 시작됩니다. '바그너'는 이 극적인 부분을 두고 “절망에 쫓겨 새로운 행복을 휘어잡으려고 노력하는 듯하다”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빠른 진행을 보입니다. 3악장: 아다지오 몰토 에 칸타빌레 자유로운 변주곡으로 숭고한 서정이 돋보이는 악장입니다. 제1바이올린이 다른 악기들의 받침 속에 조용히 제1주제를 연주하고 관악기가 조용한 화성의 메아리를 이루지요. 동경으로 가득 찬 제2주제를 제1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연주합니다. 곡은 변주와 함께하는 내내 천국의 나래처럼 잔물결을 이루며 평화로운 인상을 줍니다. 일반적인 교향곡으로 치면 2악장과 3악장이 뒤바뀐 것이지요. 제4악장 프레스토 - 알레그로 아사이 변주곡 형식이라 할 수 있는데, 4명의 각 성부별 독창과 합창으로 이루어진 ‘환희의 송가’입니다. 고뇌를 이겨내고 환희에 도달한다는 음악 내용이 그야말로 압도적이죠. 처음에는 불협화음이 사용된 괴상하고 격정적인 빠른 리듬으로 시작됩니다. 도입부는 마치 “사람은 많은 투쟁을 경험하며 그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가르치는 듯합니다. 이어서 지금까지 나온 제1악장의 투쟁과 노력, 제2악장의 열정, 제3악장의 평화의 주제들을 숨 가쁘게 회고하며 두루 연주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좀 더 다른 것이다”라는 의미에서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에 의한 부정이 차례로 이루어지면서 드디어 절망 이후에 찾아오는 환희의 주제가 펼쳐집니다. 이 주제는 기품을 지닌 채 거침없이 흐릅니다. 3회 변주되어 차츰 악기의 수를 증가시키며 두터움과 색채를 더해가죠. 리드미컬한 팡파르가 멎는 순간, 바리톤이 힘차게 서장을 장식합니다. 오! 벗들이여 이와 같은 곡조들이 아니다! 좀 더 즐겁고, 더욱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이 가사는 실러의 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입니다. 이어서 바리톤 독창은 실러의 ‘환희의 송가’를 앞장서서 부릅니다.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찬란함이여, 낙원의 아가씨여, 황홀감에 취한 우리들은 그대의 하늘과 같은 성역에 발을 내딛도다. 그대의 매력은 이 세상의 관습에 의해 끊어진 것을 다시 맺어지게 하도다. 그대의 나래가 멈추는 곳에 모든 이들은 형제가 되노라. 마지막 2소절을 합창과 4중창이 두 번 되풀이합니다.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벗이 된다는 어려움에 성공한 사람, 정숙한 여성의 사랑을 얻은 자여, 다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렇다, 단 하나의 넋이라도 진정 자기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는 우리 환희의 대열로 오라. 그렇지 못한 자는 눈물을 흘리며 이 대열에서 떠나라. 마지막 2소절을 합창이 되풀이한 후 4중창이 다음을 노래합니다. 만물은 자연의 젖에서 환희를 마시도다. 모든 선한 것, 모든 악한 것은 장미 핀 오솔길을 더듬도다. 자연은 골고루 그것에 입맞춤과 포도송이를 주도다. 또한 죽음에 의해 시련 받은 벗들, 그리하여 벌레에게도 쾌락이 주어져 있고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서도다. 마지막 2소절을 합창이 되풀이합니다. 다음엔 선율이 변주되어 상쾌한 군악 형태가 되고, 테너 독창과 남성합창이 따릅니다. 환희여, 하늘의 아름다운 계획에 의해 수많은 태양이 무한한 궤도를 즐거이 날아가듯이 형제들이여, 그대의 길을 개선 영웅처럼 기뻐하며 달려라. 이어서 제법 긴 행진곡의 형태로 연주되는 혼성합창은 이 시의 처음 구절을 다시 한 번 노래합니다. 분위기가 급변하여 3박자의 안단테가 되어 낮은음 현과 트롬본의 당당한 음이 등장합니다. 남성 파트가 새로운 선율을 노래하며, 높은음 악기와 여성 파트가 여기에 따릅니다. 온 인류여, 서로 굳게 포옹하라! 온 세계에 입맞춤을 주리라! 형제들이여! 별 저편에 사랑해야 할 아버지는 살아 계시다. 만민들이여 무릎을 꿇었는가? 만물들이여, 창조의 신이 존재함을 깨달았는가. 별 저편의 신을 찾으라! 별 저편에 그는 반드시 살고 계시도다. 오케스트라는 합창과 함께 무한한 환희 속에서 절정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곡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베토벤'은 그가 원하던 환희에 이르는 길을 .. 고뇌를 이겨내고 음악을 통하여 완벽하게 이루었습니다. 긴~연휴 .. 즐겁게 보내십시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초 립 -

 제1악장-빈 필/아바도
 제2, 3악장-베를린 필/아바도
 제4악장-베를린 필/아바도

 

출처 : 퐁당퐁당 하늘여울
글쓴이 : 초 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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