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지밭 ♣
햇볕이 넘실넘실
사방 팔방 날아온
오만 가지 풀씨
멋대로 자란 풀밭
아무도 돌보지 않은 공터
큰 나무 한 그루 없어
오히려 싱그런 풀꽃들이
자유로이 풍요로이
열린 하늘 아래 넘실넘실
'조향미' 시인의 '양지밭' 입니다.
햇볕이 넘실대는 공터,
키 큰 나무가 하나도 없어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 풀밭.
오만가지 풀씨가 싹을 티우는
풀꽃들의 천국입니다.
얼핏 보면 그곳은 무질서하기 짝이 없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 곳에 사는 생명들에겐
천국일 수도 있습니다.
키 큰 나무가 없어, 누구나 고루
햇살 받을 수 있는 곳,,, 그 양지 밭에서
햇살 듬뿍 받으며 쑥쑥 자라나는
풀 한 포기가 되고 싶은 봄날입니다.
교향악단 하면 조화의 상징이지만,
그곳에도 큰 나무, 작은 나무, 풀밭이 있습니다.
지휘자가 제일 큰 나무로 보이지만, 단원들을 통제,
제압하기란 여니 조직과 다를 바 없이 힘듭니다.
단원들 또한, 지휘자의 성깔에 따라
견디기 힘들어, 총으로 쏴 죽이고 싶다는 일갈을
내뱉기도 합니다.
'베를린 필'의 임시 상임지휘자 '첼리비다케'
그가 상임지휘자로 오르려는 순간,
'베를린 필'의 모든 단원들이 그를 배척했습니다.
독설, 카리스마, 노인네의 폭열음,
완벽주의, 깐깐함, 대성 일갈 등등,
음악계의 에피소드가 될만한 모든 요소들은
'베를린 필' 단원들에겐 지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콘서트 홀에서 연주할 때
청중을 위한 연주와 녹음을 위한 연주가 다르다는 것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킷에는
'실황 녹음'은 따로 명시합니다.
연주장 오디오는 악기가 표현하는
PP 피아노 시모(아주 여린 음), FF 포르테(아주 세게)를 비롯,
저음과 고음을 사실대로 전하지 못하며,
녹음기는 사람의 귀처럼 선명하게 듣지 못하고,
표현도 어눌하기(사람에 비하여) 때문입니다.
'첼리비다케'는 음반 내기를 싫어했습니다.
녹음기술로 잘못된 연주를 적당히 짜깁기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한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하니,,, 죽어나는 건 단원들입니다.
'첼리'의 전매특허는 느릿하게 시작한다는 것,
느린 템포로 해서 시공간을 확장하여 거기에
실내악적인 정밀함을 갖춘 현과 목관의 교묘한 합주력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른 음반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던
새로운 악기 소리, 이 곡에 이런 부분이 있었나?
아~! 이랬었구나!!
그가 지휘한 대표적인 음반을 올립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괴롭거나, 기쁠 때나,,, 언제 들어도 좋은 곡입니다.
특히, 제2악장은 가사를 붙인 곡이
교과서 음악책에 '꿈속의 고향'이라고 실려있었지요?
그것뿐이 아닙니다. 영화 <죠스>의 ost로 대작 <암살>에도,
수 없는 곡에 인용된 곡입니다.
잉글리시 호른이 슬픔을 참으며 연주하는 아다지오 선율,
내 젊은 날들이 떠오를 때면,
옛 생각으로 두 뺨에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여러분을 풀밭으로 안내합니다.
봄햇살 듬뿍 받으며,,, 이 한주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초 립 -
1악장 아다지오-알레그로 몰토 - 00:00 ~13:00
2악장 라르고 - 13:00 ~ 29:40
3악장 스케르초: 몰토 비바체 - 29:40 ~ 39:30
4악장 알레그로 콘 푸오코 - 39:40 ~ 54:25
아래 올린 곡은 제2악장을 노래한 곡입니다.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옛 터전 그대로 향기도 높아
지금은 사라진 동무들 모여
옥 같은 시냇물 개천을 넘어
반딧불 쫓아서 즐기었건만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청천의 별들이 반짝일 때면
영혼의 안식처 찾아 헤매네
밤마다 그리는 그리운 고향
낡아진 창문의 그늘 아니면
이 마음 쉬일 곳 어디메이뇨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