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 적 ♣
세월도 냇물처럼 흘러만 갔는가?
아니다. 그것은 고가의 이끼 낀 기왓장에 쌓여
오늘은 장마 뒤 따가운 볕에 마르고 있다.
그것은 또 헐리운 집터에 심은
어린 뽕나무 환한 잎새 속에 자라고,
'김종길' 시인의 시 '하회에서'
한 부분입니다.
우리 생활은 흘러가 버리는 것만 아니라
오래된 집 기왓장과 함께 살아서
비에 젖고, 또 말라 가기도 합니다.
헐려버린 집터에서 새로 심은 나무와 함께
자라기도 합니다.
시간의 흔적은 어디에든 어떤 모습이든
남아있습니다.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아서
다 흘러가버리고 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흔적이 남아서...
엉뚱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또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세월을 느끼고,
어제와 오늘을 만나게 될까요.
기독교인들은 머지않아 마지할
부활절,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옛 스코틀랜드 왕실의 하녀가
왕가의 아들을 낳았는데,,
그 사실이 여왕의 귀에 들어가
아기가 위험하게 되자,
작은 쪽배에 실어 아기를 바다로 내보냅니다.
아기가 울면
아기가 있는 곳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 어머니는
아기가 겁먹지 않도록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자장~ 자장~ (Ninna~ Nanna : 이태리어로 자장자장이란 뜻)
'안제로 브랑두아르디' 가 불렀고
우리나라에선 양희은이 '아름다운 것들'이라는
타이틀로 불러 히트한 곡을 올립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 님'의 얘기와 비슷하지요?
'부활'도 죽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탄생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까요.
아래 올린 곡은 시각장애를 극복한
이 시대의 가장 서정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Kevin Kern'의 연주곡 'Return To Love' 입니다.
이 곡도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듯하지요?
송승헌, 송혜교, 원빈이 주연했던 드라마
'가을동화'의 OST로 친숙한 곡입니다.
회원 여러분 .. ! 지금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흔적을 만들어가고 계십니까?
아름다운 흔적을 만들어가는 한주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 초 립 -
아이를 보내는 어미의 간절한 자장가입니다.
'예수 님'의 어머니 '성모 님'의 마음도
이러하셨겠지요?
나는 요람에서 아기를 잠재웠고
바다에게 아기를 맡겨 버렸다.
바다에서 아기가 무사할지,
아니면 사라져 버릴지.
그래서 더 이상 내게로
결코 돌아오지 않겠지.
부엌에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그녀가 아기를 데리고 있었지만.
오늘은 더 이상
아기를 데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모든 집안 식구 전체가 알고 있다.
"지금 일어나서 내게 말해 주세요.
당신이 어젯밤
아기를 데리고 있었다는 걸 알아요.
밤 내내 아기는 울었지요.
왜냐하면 이제 당신은
더 이상 자신과 함께
아기를 데리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어나서 나와 함께 갑시다.
오늘 밤 우리는 도시에 갈 것입니다.
손을 씻고 세수를 하세요.
당신이 입고 있는 회색 옷을 입으세요."
당신은 그날 밤 도시로 가기 위해
회색 옷을 입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하얀 색 옷을 입은 당신이
자신들 앞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지난밤 나의 주인집에서
나는 머리를 빗었고
그 다음에 나의 아들을 잠재우고
바다에게 나의 아들을 맡겼다."
나의 어머니는
언젠가 내가 지녔던 운명과
내가 살게 될 땅에서
나를 자기 자신에게로
꽉 쥐어져야 했는지를 확실히 알지 못했다.
"나는 요람에서 아기를 잠재웠고
바다에게 아기를 맡겼다.
바다에서 아기가 무사할지,
아니면 사라져 버릴지.
그래서 더 이상 내게로 돌아오지 않을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