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04. 9. 24.날마다 조금씩 2... | |
거의 한달 가까이 내 옆에는 카메라가 따라다녔었다. KBS 1 TV 에서 매주 목요일 심야, 밤 12시던가? 에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병원 24시'를 찍었기 때문이다. (10월 30일 목요일 밤에 방송된단다) 약 1주일가량 편집때문에 정신없이 지내다가 걱정되어 찾아와 오늘 다시 만난 '병원 24시' 촬영팀 PD는 나를 보고 깜짝 놀라는 듯 했다. 그 1주일 사이에 더 나빠진 내 몸 상태 때문이었다. 그리고 딱 한달만에 다시 찍어 본 X-Ray 상의 내 암 상태는 역시나 더욱 나빠져 있었다. 오른쪽 복부를 가득채운 암 덩어리가 더욱 커졌고 뼈를 향한 침식은 더 심해져 있었다. 따라서 통증이 더욱 심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불과 한 두달 전만해도 절룩거리면서 걸을 수 있었던 나의 다리.... 겨우 한달 사이에 목발을 짚어야 하더니 이제는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할 정도로 진행속도가 빨랐다. 아직은 방송을 할 수 있지만 아예 목발조차 쓸 수 없을 때가 올텐데... 그 때가 과연 언제일지...... 그것은 내 의지와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웃고있다. 농담도 하고 즐겁게 방송일을 한다. 그런 나를 병원관계자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환자가 이토록 심각한 상황앞에 너무 태연해서 오히려 의료진이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랄까? 마약성 진통제를 두배로 늘려 처방받았다. 그리고 가끔 우울해지는 시간도 생겼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피해사실을 말했고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자료가 있건만 그럼에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저촉되는 법은 있어도 말기 암 환자라해서 그 지독한 통증을 겉으로 드러내야만 믿을 수 있고 웃으면 안되고, 죽음앞에 태연해도 안되고 꼭 병원에 누워 있어야만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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