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천 가닥 바람이 되어

목향 2008. 12. 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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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전 숙명여대 교수 정명숙 님이 제게 이메일로 보내 주신 것을

마음에 자리한 부분이 크기에 여기로 옮겨왔습니다.

 

<1000風 (완역편) > 전 숙명여대 교수 수필가 : 정명숙 보냄



mary frye 작

2006년 일본 작가 아라이 만(新井滿), 1988년 아쿠다가와 상 수상, 방문자의 시간으로,
번역, 작곡,노래 하다. 우리말로는 천 가닥으로 번역하다.

* 천 가닥 바람이 되어

내 묘 앞에서 울지 말아요.
거기 나 누워 있지 않아요.

천 가닥 바람이
천 가닥 바람이 되어
저 높은 하늘을 날아가고 있어요.

가을엔 뜨거운 햇빛이 되어 온 들판을 달구고
겨울엔 금광석과 같은 하얀 눈이 되어

아침엔 새가 되어 당신의 잠을 깨우고
저녁엔 별이 되어 당신을 지킬 거예요

내 묘 앞에서 눈물 흘리지 말아요.
거기 나 잠자고 있지 않아요.

천 가닥 바람이
천 가닥 바람이 되어
저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있어요.

천 가닥 바람이
천 가닥 바람이 되어
저 넓은 하늘을 흘러가고 있어요.

이제 내 묘 앞에서 울지 말아요.
저 끝없는 하늘을 흘러가고 있어요.


아마 죽은 자가 생전에 써 놓은 시인것 같다.

1940년 경 유럽 미국을 휩쓴 노래였는데 잊혀졌다가 최근 다시 떠올라 이메이징의 죤 레논, 마리린 먼로 25주기,

유명 영화감독 추모식. 특히 9.11 테러 희생자 추모집회 및 장례식에서 낭송되어지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가 2006년 연말 일본 노래 홍백전에 출전한 아키야마 마사시가 불러 2007년 7월 100만장을 돌파한 세미크라식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번역자가 직접 부른 노래가 더 좋다한다.

하도 단시일 내에 전국을 강타하자, 2007년 7월 일본nhk 아침방송에 번역자가 직접 나와 대담하며 읊는 것을 받아 번역한 것이어서

먼저 소개한 것은 좀 미비했는데 이번 일본 문학모임 피날레로 이 노래를 부르기에 완역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일본으로 가는 날 비행기내에서 본 조일(朝日)신문 문화면 기사에 내 묘 앞에서 울어 주세요, 란 노래도 있다 한다. 우연이지만 재미있어 소개한다.
클래식인데, 라우러에게 보낸 -해질 무렵의 노래- 라는 것으로 모차르트 작곡이라 한다.
죽음이 임박한 사람이 친한 친구에게 잔잔히 고별사를 읽는 듯 전하는 노래다.

나는 이제 평안한 곳으로 가려 합니다.
나를 위해 울어 주세요. 당신이 흘리는 눈물은
나에게 진주 방울이니까요 .

천 가닥 바람이 되어
해는 지고 마지막
작별의 키스를 보내오.

나를 위해 눈물 흘려주세요.
천 가닥 바람이 될 거 랍니다.


이것은 10월 5일 비행기내에서 기사를 읽으며 녹취한 소득이다.

우리들 삶은 생과 사 모두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나 우리들 인생이란 죽음에의 전주곡에 지나지 않으나 그 슬픔의 질과 양적 정서는 같은 것 같다.

영어로 된 시를 일본어로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래의 뜻이 잘 전달되었을까 염려되지만 , 노래란 느낌이라 생각하기에 함께 음미해 보기로 했다.


2007년 10월 정 명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