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

희망봉을 향하여 / 글 공모 심사평

목향 2009. 9. 29. 14:52

 

 

           * 아래 글은  작품이 아니고 어느 문학회에서 주최한 글 공모에서 당선된 작품의 심사평이다.

                         작품 심사 발표를 본인이 했기에 참고로 여기에 옮겨놓았다.

 

 

<심사평>                     

                                                             희망봉을 향하여                                                          

                                                                                                                                                   수필가 : 김종선


문학이란 체험이나 사상, 또는 상상의 날개를 달고 모든 인간사를 그려내는 일이다. 물론 이러한 본질적 요소를 어떻게 형상화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진가가 저울질 된다고 할 수 있겠다. 바로 그 일이 필자의 몫 이다.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인간다운 향기에 젖기도 하고 신선한 감동도 받으면서 때론 울고 웃으며 삶의 철학이나 교훈을 얻기도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솔한 표현이어야 하고 어떤 면에서든 독자로 하여금 울림으로 받아드려져야 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손재주로 쓴 글이 아니고 가슴으로 쓴 글이어야 한다.

이러한 커다란 틀에서 보아도 이번 행사에 응모된 작품들은 손색없는 우수한 작품들이 많았다. 참으로 고무적이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이번 응모작에서 예년과 두드러지게 다른 것은 <시>작품이 많았고 또한 작품성이 좋아 행사이레 처음으로 시 작품  <그 섬에 가고 싶다> 가 대상에 선정되었다.

000의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우선 시어 선택이 날카롭다.

 

  “젖 줄기 같은 생명수가 흐르는 내 심장을 묻어둔 섬, 끝끝내 숨쉬기를 멈추게 할지라도 묻어둔 심장에 입맞춤 하고 그대로 바라보다 그냥 죽어도 좋을 섬.”

 

 “등짝의 비늘을 뚝뚝 떼어 날려라도 보고픈”

 

에서 보듯이 자신의 심정을 뼈아프게 표현하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필자의 절절함을 공감할 수 있다. 필자가 처한 상황을 심중에 묻어둔 증오가 아니라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상이나 자유, 또한 고향이나 사랑하는 연인이라 해도 좋을 섬을 대상으로 하여 잔잔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기에 정진하길 바란다. 


000의 <버림과 키움>이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는데 이 작자는 평소에 독서량이 상당 한 것으로 보여 지며 또한 위 작품은 한 마디로 격조 있고 깊이 있는 글이라 할 수 있겠다. 글 쓰는 사람이 상시 생활화 할 덕목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 하는데 특히 독서는 그 중에서도 필수 자양분이기에 우선 글 바탕이 잘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머슴 새 소리는 통렬한 꾸짖음으로 들렸고…….” 에서 회한의 소리가 크게 들리고 “닻이며 덫일 수 있는 가족” 사에서 결국은 닻으로 내면화 되어가는 과정에 역시 어머니와 자식의 사랑이 끈으로 작용되었다.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자괴감에 가슴을 후벼 파는 상처는 결국 불변의 천륜 적 사랑이 내면적 갈등을 풀어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게 단단하게 굳어진 벽과 벽 사이는 닫힌 문이 아니라 소통의 문이었다,” 라는 대목에서 인간적 따뜻한 사랑이 승화열로 변해 감을 잘 나타냈다. “흙과 모래를 거두어내고 힘들게 얻은 사금”이라고 작자스스로 힘 있게 외쳤으니 그 신념을 지켜 행복한 내일을 맞기를 기원한다.

 

한 가지 흠을 꼬집는 다면 지정된 원고 매수를 초과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앞으론 글을 요약해서 정선되고 함축성 있는 문장으로 표현되었으면 싶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토양이 자리 잡고 있으니 더한 분발을 촉구한다.


우수작 세편 중에서 먼저 000의 <혼자 우는 파도> 는 예년의 그녀의 작품에서 이미수준 높은 글 솜씨를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지만, 내용에서 또 한 번의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의 몸이지만, 살아나가는 힘은 오직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이 있음으로인데 어느 날 이혼 도장을 찍으면서 버려진 몸이란 자괴감에 몸서리친다. 비탄에 젖은 상처의 아픔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그린 것이 높은 점수를 얻게 된 것이다. 사각의 벽 생활을 ‘주홍글씨’ 로 표현한 것은 참으로 안성맞춤이다. 문학이 문자를 매개체로 하는데 알맞은 낱말이나 구절 선택은 필 수다. 단적으로 작품의 승패를 가를 수 도 있는 기본이기도 하다. 또한 읽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사한 점도 좋은 점이라 할 수 있다.

 

“자식과 남편의 얼굴 한 번 보고, 말 한 마디 나누는 일” 이 삶의 끈이었는데 이혼으로 그마져 삭둑 끊어 졌을 때 항상 밀려오는 파도는 그대로 밀려나갔다고 가슴을 쥐어짜지만,   끝내는 바위틈을 뚫어서라도 기슭에 닿게 한다는 마무리는 희망을 내포 하고 있기에 더욱 힘찬 박수를 보낸다. ‘혼자 우는 파도’가 아니고 다같이 축배의 춤을 추는 파도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음 우수작은 000의 시<당신이 있음으로>로가 선정되었다. 이 작자는 콩트, 수필, 시 등 여러 장르의 작품을 많이 응모했는데 위 시가 선에 들었다. 여러 작품의 수준으로 보아  아마도 문학공부를 어느 정도 한 사람으로 추측되는데 문학에 뜻을 확실히 두었다면 앞으론 자기에게 딱 맞는 장르를 선정해서 한 길로 매진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위 시에서 현재의 **의 상태를 광야에 비유했다. 그 망막한 광야, 가도 가도 험하고 목이 타는데 그래도 별이 되고 샘물이 되며 손 이 되어 주는 당신이 있기에 길을 잃지 않고 지치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살아간다고 했다. 여기에 당신은 하느님 일 수도 있겠고 특별한 인연의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적절하고 함축된 시어로 잘 노래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분발하여 성공하기 바란다.


마지막 우수작 한 편은 000 의 <공평 하지마는 않은 인생> 이 차지했다. 외국인이 응모했다는 사실만도 신선하고 돋보였다.

인생이 공평하지 않다고 외치면서도 불공평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고 자신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매사에 감사하고 어떠한 처지에 놓여졌다 하더라도 긍정적인 자세와 노력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그 누구에게도 부족한 면은 하느님이 채워주신다고 굳게 믿으며 자신을 옥죄지 않음이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한다. 이 꽉 막힌 울타리 안도 대만이나 러시아 보다 환경이 좋아 감사하고 아이디어 10개중 1개만 실현시켜도 성공이라고 말한다. 글이 재미있게 서술 되었고 매사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용기 있고 희망적인 자세가 좋아 선에 들었다. 긍정적인 삶의 가치 더 부언할 필요가 없겠다.


이하 장려로 입상한 작품들은 물론이고 입상하지 않은 작품 중 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있음에도 이미 규정된 원칙이 있기에 이렇게 선정할 수밖에 없었음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모두가 이해하리라 믿는다.

끝으로 입상자들에게 거듭 축하 하고 그 외분들에게도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