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새해, 새날, 해맞이 / 대청댐 둔치에서

목향 2009. 1. 1. 22:07

                                                          

                                                          < 새해, 새날을 맞아 > 

다른 날 보다 좀더 일찍 일어났다.

멀리갈 수는 없어도 가까운 청원 문의 문화재 단지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그곳에라도 가서 해맞이를 하면서 소원도 빌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곳 청주지방에 해뜨는 시각이 07시 42분이라고 보도되어 06시50분경에 집을 나섰다. 그런데 가다보니목적지 전방 약 1Km까지 승용차가 줄지어 꼼짝도 않고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냥 지레 겁이나 대청댐 둔치로 장소를 변경하여 해맞이를 하였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꽤 많이 줄지어 서있었다. 옷을 단단하게 입었는데도 냉기에 몸이 그냥 움츠려든다.

07시 50분쯤 드디어 먼 산마루로 붉으스레 문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황홀한 빛을 발하며 장엄하게 솟아올랐다. 어느 해던가 경포대와 여수 항일암 에선 주홍색에 가까웠는데 이번엔 주황색에 가깝다. 두 손을 모은다.  

첫째, 건강을 기원했다. 얼마 전 손자가 병이 났을 때 얼마나 놀랬는지 그 아이만 회복되면 온갖 걱정은 사치라 할 만큼 마음을 졸였든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둘째,막내가 좋은 짝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셋째, 자신은 물론 주변 친지들, 아니 모든 분들 좀더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또한 욕심을 부린다면 <나>만이 아닌 <우리>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좀더 베풀고 나누고 합심하고 너그러워지고 그리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살아있음의 증표로 무엇이던 열심히 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주문했다.  

쓰고 보니 내가 참 욕심이 많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스스로 노력 없이 가만히 앉아 주는 것만 받아먹는 모양새가 되었다. 모든 것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고 내 할 나름이 아니던가. 하느님, 부처님, 그저 내 복만큼, 내 양만큼만 주세요. 또 다시 두 손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