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정에 축복을 내려주소서>
지난 11월, 12월 매주토요일은 거의 결혼식 참여로 일정을 보냈다.
하객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오히려 서운해야할 가까운 친지들의 결혼이라 개인적인 소소한 일들을 뒤로하고 아주 기꺼운 마음으로 참여하였다.
하객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야 으레 통과의례처럼 식당에 들려 점심 먹고 소원 했던 친지들도 만나고 소식도 듣고 박수도 치고 나름대로 흥미롭게 보내기도 하지만, 결혼 당사자 입장에서 보면 일생일대의 축제며 축복의 날이기도 한다. 결혼은 곧 일륜지대사라고 하지 않던가.
신랑 신부는 선남선녀로 주목받으며 인생최대의 기쁨일 것이고 양가 모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슴 설레는 경사다. 어쩌다 신부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모습을 볼 때도 있는데
아마도 그것은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또한 작별의 아쉬움과 설렘, 못다 한 효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쉽게 말문을 열지 못 할 사연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복합적 의미를 담고 있겠지만, 어쩐지 그런 모습에선 무언지 모를 안쓰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정말 끝까지 잘 살아야 하는데 아니, 잘 살아내야 하는데, 하고 노파심에서 걱정도 있음은 솔직한 심정이다. 다 아는 이야기, 결혼 세 쌍 중 한 쌍은 이혼 하는 세대가 아닌가. 누구의 결혼이든 결혼 생활이란 순풍에 노 젖는 일처럼 쉽지 않기 때문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둘이 하나로 죽을 때까지 잘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바다나 전장에 나갈 때는 한, 두 번 절을 해도 결혼을 할 때는 세 번 절하라는 말까지 있는 게 아닐까.
결혼식을 주관하는 주례는 인생선배로서 귀감이 되는 좋은 말들을 한결같이 풀어내고 축하하러온 하객들도 모두가 그렇게 잘 살아가기를 축원하지만 글쎄다. 그러기에 한 번 더 강조하는 의미에서 어느 두 전직 교수의 주례사중 마음에 닿든 부분을 여기에 옮겨 보고자한다.
<1> “오늘부터 신랑 신부는 마음 저 밑바닥에 강과 산 하나씩 만드십시오. 살면서 괴롭고 슬픈 일이 있으면 강물에 풀어 버리고 기쁘고 즐거운 일은 차곡차곡 산처럼 쌓아 두세요.”
<2> “ 인생의 노년에 가장 후회되는 점은,
첫째, <참지 못한 것> 둘째, <베풀지 못한 것> 셋째, <즐기지 못한 것> 이라 하면서 여기신랑 신부는 노년이 되어도 이러한 후회를 덜 하도록 열심히 살아달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프랑스의 <알렌> 이란 사람의 말을 인용했는데 그분의 말이 <행복은 의무다>라고 했듯이 행복하기위한 일은 의무로 알고 노력해야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나라면 무슨 말을 할까, 나는 정직하고 진실 되며 서로 사랑하고 맡은 임무에 충실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진실함으로 자기의 직분을 다 하면 그냥 그 나름대로 어느 정도는 살아갈 것만 같다. 신의 가 없어지면 믿지 못하고 믿지 못하면 애정에 금이 가고 애정이 없으면 파산이다.
아직 나도 결혼 안한 자식이 있다. 나이가 있으니 결혼도 급하지만, 누구를 만날까가 더욱 큰 걱정이다. 잘 만나 잘 살아야 하는데 ……. 늘 염원하는 기도문이다.
아니, 새롭게 출발 하는 모든 새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내려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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