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청명한데 …….
은행 문을 나서면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쩜, 저리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을까!
그러나 마음 한 자락, 먹구름이 오락가락이다. 환율, 환율, 그놈의 환율 때문이다.
일본에서 공부하는 둘째의 학비를 제 날짜에 보내지 못하고10여일을 미루다 하필이면
최고치로 올라간 날 보내게 되었다.
아이가 돈이 떨어져 밥 한 끼 제대로 사먹지 못 하는 게 아닌 가, 하는 걱정이 앞서
그냥 벌떡 일어나 은행으로 향했다. 나도 천상 엄마임을 어찌하랴, 한편으론
‘나이도 30이 넘었는데 정히 몸 달면 일일 아르바이트라도
하겠지, 그래. 바로 그게 세상공부야.’
그렇게 마음을 다독이면서도 하루하루 일자를 미루다보니 사실은 더 애가 탔다.
비 오면 양산 장수아들 걱정이고 맑으면 우산장수 아들 걱정 이라드니,
내가 바로 그 격이었다.
그러니 요즘 같은 세상에 고 환율에 시달리는 기업인이나 예고 없이 실직을 당해
거리로 내 몰리는 이는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참 답답하다.
그러나 어쩌랴, 어디엔가 분명 원인이 있을 것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는 일, 그 어디엔가 분명 이유는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평시에 좀더 저축을 했더라면…….이렇게 마음이 어둡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쩜 이리도 이재에 어두운지 스스로도 참 답답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업도 나라도 마찬가지다. 혹시나 하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었다 해도 치열한 노력이
부족했던지, 방향을 잘못 잡았던지, 서로 눈치만 보고 싸움만 했던지, 아니면 지나친 과욕 일 수도 …….
그러나 어쩌랴. 새로운 각오로 대처할 수밖에, 밤이 지나면 또 해가 뜬다. 궂은 날 있으면 맑은 날도
있는 평범한 이치, 인생은 <새옹지마>, 겨울이 왔으니 봄도 머지않으리…….
자 , 우리 서로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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