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월악산 오두막에 다녀오다 (최씨 이야기)

목향 2008. 12. 10. 14:04

 

  <최씨 네>

 

   월악산 국립공원 산기슭, 한 오두막에 (동생네) 다녀왔다. 바로 나의 책 표제 글 (내 가슴의 별)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다. 

  그 집 바로 밑에 50대의 최 씨네가 살고 있는데 동생네와는 자형, 누님으로 호칭하면서 막역한 사이로 지낸다. 하기야 마침 두 집 밖에 없으니 서로가 서먹하게 지낼 수도 없는 처지다. 동생네는 충주에 살면서 1년에 3개월 정도 이곳에서 거주하지만, 최씨내외는 그 집에서 상주한다.

 그들은 라면이 최고의 음식으로 여겨질 만큼 가난하던 시절에 결혼을 했다는데 지금은 부자소리를 듣는다. 현재 남매를 다 결혼시켜 살림 내 놓고 두 내외만 아주 금술 좋게 지낸다.

생계수단은 산을 터전으로 버섯채취, 벌치기, 산삼 캐기 약초재배 등으로 살아나가는데 그에 따른 상식이 아주박식해서 나는 갈 때마다 아주 흥미롭게 귀 기울인다.

 가방 끈이 긴 사람도 아니니 어떤 이론적 서적에 의한 것이 아니고 순전히 몸으로 부딪치고 체험하면서 터득한 것들이기에 정말 산지식 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엔 산돼지의 집짓기, 토끼몰이, 인삼 캔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주 재미있게 청취했다. 이 산,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를 꺼내보기로 한다.

  

<산 돼지집 이야기>

 

 산돼지들은 평소에는 바위 밑이나 구덩이 같은데서 잠을 자는데 새끼를 낳을 때쯤엔 반드시 집을 짓는 단다. 얼마나 튼튼하게 짓는지 지붕위에서 점프를 해도 허물어지지 않고 빗물도 새지 않는단다. 다 똑같지는 않지만 길이 3~4m 높이 7,80cm(지면에서)쯤 보이지만 구덩이를 파서 짓기에 실제 높이는 그보다 훨씬 높단다.

 

 기둥이나 석 가래는 어른 팔목정도의 굵기의 나무로 세우는데 마치 사람이 자로 재어 자른 듯 일정하단다. 그 외 여러 가지 나무줄기나, 잎,낙엽 등을 이용하여 지붕을 겹쳐 덮고 특히 새끼 낳을 자리는 조금 더 파서 갈잎이나 부드러운 나뭇잎 등으로 깔아 푹신하게 만들고 양쪽으로 들고 나는 문을 만들어 놓는데 밖에서 보기에는 잘 알아볼 수없도록 가려놓는단다.

 

 최씨는 이런 이야기를 아주 신나게 들려주었다. 어떻게 돼지가 그렇게 머리가 잘 돌아 갈까, 돼지들의 지능은 어느 정도인지 많이 궁금했다.


<산 토끼몰이 이야기>

 

 눈이 내린 후 산에 오르면 토끼발자국이 있게 마련이란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따라가 보면 토끼가 발견되는데 그때 바로 잡는 것이 아니고 토끼가 지나간 자리 중 적당한 자리(양쪽 나무사이) 에 올가미 를 설치해 놓고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토끼가 놀라 도망치게 되는데 언제나 토끼는 딴 곳으로 뛰는 게 아니고 방금 지나간 자리를 반복해 가기 때문에 백발백중 올가미에 걸리게 되어있단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단속이 심해서 작은 생물도 마음대로 잡지 못한다고 한다.

 

 

                                                                      < 내가  묵은 동생네 집>

 

                                                   최씨네 집  (집은 새로지어 퍽 아담하고 뜰에 "벌집'이 정겹다)

                                       최씨네가 기르는 닭  <암 수 한쌍이 늘 붙어다닌다. 유별 정이좋은 모양이다.>
                                       수탉을 보니 어린시절 눈을 부라리고 치열하게 싸우던 우리집 장닭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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