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요즘 사는 이야기

목향 2008. 12. 5. 16:24

<요즘 사는 이야기>


명암타워 커피숍에 넷이 앉았다.

다 나보다 한두 해, 또는 그 이상 후배이고 모두들 전직이 초등학교 교사다. 이중 셋은 한 아파트에 살고 나만 도보로 30분정도 거리에 떨어져 살지만, 한 동네로 보고 의기투합 모임을 가진 것이다.

보통은 점심 후엔 곧 헤어졌지만, 이날은 커피타임을 갖자는 의견, 그렇다면 명암타워 커피숍으로…….


12층, 커피숍, 청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녹조현상으로 탁한 물색이지만, 오리 몇 마리가 한가히 노닐고 있는 명암 호수의 모습이 퍽 정겹다.

오리도 혼자는 외로운가 보았다. 이동을 할 때마다 무리지어 옮겨간다. 마름모꼴의 수면 무늬를 그리며 뒤뚱뒤뚱 헤엄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창 밖으론 착 가라앉은 잿빛하늘에서 풀풀 눈발이 날리고 깨끗한 실내 분위기, 딱 알맞은  실내온도 참 기분 좋은 분위기였다.

이야기 또한 무르익는다. 호박꽃도 꽃이라더니, 이 나이에도 외모나 옷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누구는 얼굴 주름이 깊다느니, 육거리시장 패션을 걸쳐도 옷걸이만 좋으면 그 만이라느니, 그리고 아이들, 이야기 등등 …….

아무튼 나이를 먹어도 여자는 여자인가 보았다. 또한 아무리 젊어보여도 나이는 속일 수없다는 이야기로 귀결점이 모아졌다.

생각하면 어쩌다 이 나이가 되었나. 좀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어쩌랴, 그게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인데…….


그러나 마지막 이야기, 요즘 경제이야기로 모아졌다. 여기 모두가 연금수령자 들이니, 먹고 사는 일이야 크게 걱정은 안하지만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기에 다 나름대로 고충은 안고 있었다. 물론 나 역시도 …….

 

지금세계가 난리다. 미국에서도 가장 위기에 몰린 GM, 포드-등 자동차 3개사 최고경영자들이 340억 달러를 지원해 준다면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철밥통인 공무원들에게 부적격 잣대가 지워지면 과감하게 강제 퇴출시킨다고 하고, 일본에서도 정부규제 4076개를 폐지한단다.

물론 우리도 대통령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고, 경제부처의 대응책이 발표되긴 하지만, 어떻게 될까?

 

오늘 뉴스에도 나왔다 국회에 학생들이 견학을 와 있는데도,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서로 눈치보고 상대편 발목만 잡고 있는 상황이다 법적시한을 넘기고도 예산안 처리를 못하고 있으니, 어떻게 이 어려운 경제 난국을 파헤쳐 갈 것인가.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보시요. 대통령 소맷자락을 붙들고 눈물 흘리는 저 노모가 불쌍하지 않은가!”


뭐 이런 이야기 한다고 그 엄청 잘난 양반들 눈도 꿈적 안 할 건데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지다 눈발이 더 세어지면 운전어렵다고 차 주인이 먼저 일어섰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차방에나 둘러앉은 이야기 장단이 조금 사치스럽다는 생각도일지만, 젊은 날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고, 이렇게라도 담소해야 생활에 찌든 스트레스도 풀려질 것이 아니겠는가. 술도 한잔 못하는 위인들! 이 방법 외에 또 무엇이 있겠나.

 

<명암타워>:   시유지 8 138㎡ 부지에 민자를 유치하여 2001년 12월 28일 관망탑 공사를 시작하여 2003년 12월 19일 명암타워란 이름으로 준공되었다. 청주시 동쪽 외곽을 순환하는 청주동부우회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