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정 일기

제목 : 2003. 6월 2일. 잠수

목향 2009. 3. 25. 14:57

제목 : 2003. 6월 2일. 잠수

심장에 추를 달았다.

자꾸만 가라앉는다.

고개를 들어 내뿜는 푸른 공기방울들은
한숨이 되고
방울 방울 올라가는 공기와 점점 멀어지며
깊이 가라앉고 있다.

내 작은 버둥거림으로는
추를 떼어낼 수 없어
고개마저 떨궜다.

여전히 푸른 공기방울들은 위를 향해 오르는데
내 심장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기만 한다.

심장이 무거워 무거워
끝도 없이 가라앉는다.

심연은 고요하고
오히려 평화롭다.

누가 내 심장에 추를 달았을까
아무것도 알아내려 하지말자

가라앉는 것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깊은 우울이 즐거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