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589

언어학자 수필가, 서정범 교수님 / 글 :최원현

고황산이 봄을 준비하고 있다. 그 고황산 품에 안긴 경희대학교 교수회관, 오늘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요, 수필가이신 서정범교수를 찾아 뵙기로 했다. 미리 약속을 하여 점심식사를 마친 후 함께 교수님의 연구실로 향했다. 좌우로 줄지어 서있는 겨울 나목들을 열병하며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노라니 금방 숨이 가빠온다. 생전의 서정범 교수님헌데 교수님은 성큼 성큼 두 계단씩을 뛰어오르시며 한껏 노익장을 과시하지 않는가. 사실 이 길만큼 교수님과 정이 든 곳도 없으리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40여 성상을 한결같이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리시던 길이 아니던가. 길 양옆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도 교수님과 함께 숨쉬고 자라고, 계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서로를 지켜주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던 사이들일 것이다. 교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