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정 일기

제목 : 2004. 3월15일. 모르지만 알것같다

목향 2009. 4. 25. 14:01

제목 : 2004. 3월15일. 모르지만 알것같다

머리 속에서 창작의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생겨나고
우연히
몇년전 일본 촬영을 갔을 때, 알게 된 인연으로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후지 TV'의 모 방송에서
촬영팀이 나의 라이브 공연장면을 촬영하기위해
방한한 적도 있었다.

몇년간의 교류가 이어지고 우리는 마음을 나누고 챙기며 아끼는
친구가 되었다.
그녀는 가냘프지만 강단있는 사업가이며 기획자이기에
나는 그녀가 일본에서 벌이고 있는 프로젝트에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한달여전 한국에 들러 나를 찾아왔던 그녀는
일본에서의 콘써트와 음반발매에 대한 제안을 하고
긍정적으로 추진해보자는 합의를 본 다음 일본으로 돌아갔다.

내게 그만큼 해야할 일이 더 많아진 것이다.
이달 말경이면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될
'길은정과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음반.
그에 따른 활동영역의 확대.
밴드의 일원으로서 연주해야할 음악들에 대한 끝없는 연습.
현재 진행하고 있는 방송 '길은정의 노래하나 추억 둘'에 대한 열정.

해야하고 하고싶은 음악은 너무나도 많은데
그에 반비례해 점점 떨어져만 가는 나의 체력....

나는 노래를 썩 잘하는 가수도 아니고
나는 연주를 썩 잘하는 편도 못되고
나는 인기가 있는 편도 아니고
그저 세상물정 몰라도
기본.원칙.진실을 바탕으로 불의와 타협없이 살아갈 남은 나의 시간들.

그 시간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아주 건방진 소리라고 나 자신도 알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김정호씨와 김현식씨가
왜 그렇게 호흡이 가빠 쉬고 또 쉬며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는
힘겨운 건강상태에서도
노래를 그리도 부르고 싶어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건강을 잃어가는 대신 열정은 더욱 생겨난다는 것.

잘은 모르지만.....
알 것 같다. 지금의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