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정 일기

제목 : 2004. 3월 30일. 진실찾기

목향 2009. 4. 25. 14:04

제목 : 2004. 3월 30일. 진실찾기

사람들은 '진실'을 아는 것에 오히려 두려움을 느낀다고
나는 생각했다.

진실이 뭔지 나는 알고 싶지 않아.
그냥 내 편한대로 생각하고 말거야.
무엇이든 귀기울이고 생각해야하는 일은 골치아프거든.
그리고 내가 알고 있던 것을 바꾸기 싫어.
이렇게.... 외면하려 하는 것 같았다.

기자들이 내게 물었다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쏟아내며 질문을 던졌지만
그 어느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의 본질과 내막을 아세요? 라고 물었을 때
기자가 대답했다.
"모른다"고.......
모른다는 대답은 정말 명쾌하게
내 심장에 와 박혔다.

"왜 빨리 끝내지 않으세요?" 라고 어느 기자인가 물었을 땐,
기가 막혔다.
왜 빨리 끝내지 않느냐고 어떻게 나한테 물을 수 있을까....
나는 그저 가만히 있는데....
내가 무엇을 했길래....
나는 날아오는 주먹질을 온 몸으로 맞으며
피 멍들어도 그저 방어만 하고 있었을 뿐인데....

그동안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은 귀막고 눈가리고 다른 곳만 보고있었다.
흥미거리에만 잠깐의 관심을 주었다가
금세 거둘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침묵하기로 했다.
더 이상의 진실찾기는 필요하지 않았다.
진실은 이것이라고 시장상인처럼 목청높여 외칠 필요성도 없었다.

진실은 애써 찾으려하지 않아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단지 사람들이 보려하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찾지 않을 뿐이기에......

보이는 사람은 볼 것이고
나는 또 하루를 진실하게 살기만 하면 되지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