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04. 11. 15. 입 원 | |
어제 밤 부터 언니와 나는 가방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디론가 멀리 신나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처럼.. 우리가 여행을 떠날 곳은 다름 아닌, 종합병원이다. 말기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진통제인 '몰핀'을 처방받고 주사맞기 위해서는 입원을 해야만 했다. 단 조건이 하나 있었다. 입원은 하되, 매일 생방송 시간에 맞춰, 외출 허락을 해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우리는 이제 병원에서 방송국으로 출퇴근을 해야할 것이다. 그래도 매일 밤마다 언니를 깨워 울부짖는 일은 줄어들 것이란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그동안 집에서 혼자 지내야 할 강아지 '코코 샤넬'양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언니가 분주하게 다녀가겠다는 약속을 하긴 했지만.... 그녀도 뭔가 우리의 새로운 움직임과 나의 아픔을 이미 눈치 채고 있는 것 같았다. 점점 야위어 가는 그녀의 얼굴과 눈동자에도 슬픔이 어려있다. 드디어 오늘 나는 입원을 하게 되었다. 지독하게 싫은 병원 냄새를 맡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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