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 부디 평안히 계세요/ 이모님 별세
추적 추적 겨울 비가 내린다.
비 오는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보자니 이모님 생각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엊그제 이모님을 차디찬 땅속에 묻고 왔으니 어찌 마음이 편안 할 수 있을 까? 빗물이 관 속으로 스며들지나 않는지. 이모님은 슬하에 자식이 없다. 청상이 되시어 아흔이 넘도록 혼자 사셨다. 다행스럽게도 조카들이 많아 크게 외롭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그래도 분명 조카와 자식은 다를 터, 살아오면서 내심 외로움이 얼마나 크셨을까!! 어머님이 일찍이 돌아가셨기에 이모님께 많이 기대며 살았다. 그런데 받은 만큼 은혜를 갚지 못했으니 후회스러움에 가슴 아프다. 그중 천만다행인 것은 친척, 조카들에게 뿐만 아니라 원래 정이 많고 따뜻한 분이시기에 봉사와 희생이 몸에 배어 주변 누구에게도 베풀고 사신분이라 가시는 길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웅을 해서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모님, 편히 가세요. 정말 좋은 곳으로 가세요. 아마도 이모님은 생전에 베풀고 사신 만큼 천당이 있다면 반드시 천당에 드실 거예요. 차디찬 땅속으로 관이 묻힐 때 나는 이렇게 속울음을 삼키며 기도 할 수박에 어쩔 방법이 없었다. 어머님 형제분이 다 그렇지만 깔끔하시고 옷매무새 단정하시며 음식 솜씨 뛰어나셨다. 그렇게 맛있게 끓여주시던 떡국이며, 잡채, 불고기, 선지 국,추어탕 그 뿐인가 금년 까지도 국산 콩으로 메주를 쑤시어 근 1년 치 담북장을 빚어 주셨는데 이제 그 맛을 누구에게서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어쩌랴! ‘그래. 인생길, 생자필멸(生者必滅), 생로병사(生老病死) 라 했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인생의 길이기에 사실 만큼 사시다 고종명을 맞으심에 그 일도 이모님의 복이거니 자기 최면을 걸 듯 위안을 삼을 수밖에 어쩌겠는가? 이모님, 부디부디 평안히 계세요. 아름다운 하늘나라 여행하시면서 즐겁게 사세요. 중얼거리며 산을 내려오고 있었다. * 이번 장례식을 주관하고 뒤처리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외사촌들께 심심한 고마움을 전한 다. 역시 ‘현풍 곽씨 문중은 양반이고 대단해. 자랑스러워.’ 스스럼없는 외가의 사촌들께 인사말이 튀어 나왔다. 어머님! 외할머니도 이모님도 이제 어머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생전의 그 모습대로 서로 의좋게 위로하고 위로 받으며 평안히 계세요. 저도 어느 날일지 모르지만 틀림없이 찾아뵙겠습니다. 그 때, 반갑게 만나요. 우리. 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또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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