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월악산 억수리에서 김장하기

목향 2010. 11. 16. 16:55

 

월악산 억수리에서 김장하기

 

 

지난 수 년, 월악산 억수리 농막에서 형제들의 가을 김장을 자매들이 모여

공동으로 해 왔지만,

 나는  참여하지를 못하고 거의 공짜로 얻어먹은 편인데

이번엔 늦가을 정취도 느낄겸 겸사겸사 참여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고 내 일, 네 일 따지지 않고 서로 협심해서 일을 하니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임하게 되지만, 오랜만에 일을 거들다 보니

 힘든 일임을 부인할 수가 없었다.

 

그간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형제들에게 누를 끼쳤는지 미안한 생각도 들고 새삼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특히 그 모든 것을 주관한 충주 동생에게 심심한 고마움을 전 한다.

 

 

* 거의 100 포기나 되는 배추를 언제 다 절여 씻을꼬.

처음엔 쳐다보기만 해도 힘이 빠졌다.

 

 

* 손 끝 매운 충주 동생

 

생전의 어머니를 가장 많이 닮은 동생이다. 외모도, 음식솜씨도 깔끔한 성격도, 단정한 옷 매무새도.

 

 

 

 

 

 * 왜? 김장을 불편한 농막에서 하느냐고?

 

그것은 물 좋은 곳에서 하기위함이다. 그곳의 물은 산골의 상수원 생수이기에 세수만해도

 얼마나 좋은지, 금새 알 수있을 정도다.

 

이토록 좋은 물로 씻어 담그면 김치역시 그 어느 김치보다 깊은 맛이 우러나

 입 맛을 돋우니 자연히  밥 도둑이 되기때문이다.

 

 

 

* 밤 이슥해서 김장이 끝났다.

 

골고루 양념이 배 도록 큰 들통에 담아 놓았다가  다음 날 각자 김치통에

담아 가져간다.

일은 많이 안하고 내가 제일 많이 가져온 셈이다.

 

왜냐고? 작년에 결혼한 막내에게도 보내고,  일본에서 돌아와 서울에서  살고 있는

둘째에게도 보내고

또 나도 얼마큼 필요하기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그 맛있는 김치를 보내고 나니 얼마나 마음이 후련하던지.

 

"그래 . 아우들아! 많이 고맙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몇번 이고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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