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

인생은 곧 만남

목향 2009. 1. 17. 15:53

인생은 곧 만남

                               

하루도 아닌 그저 몇 시간의 만남 이었지만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겐 모두들 초면이라 어색 할 것 같았고 , 또한 젊은이들 분위기를 흐리게 하지나 않을까, 조금은 염려 했는데 막상 대하고 보니, 지난날 언젠가 한 번쯤 만났던 사이인 것처럼 그렇게 서먹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카페에서 글로나마 다소의 교류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모두들 친절하게 누나처럼, 언니처럼, 대해준 덕분이겠지요. 저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았는지요?

카페지기의 집요한 권유도 있었지만, 흐르는 세월 속에 나이 듦이 아쉬워 짧으나마 마음이라도 좀 젊어지고 싶어 참여 했는데 모두들 좋은 분들로 느껴졌고, 마치, 동생들을 대하는 듯 한 친숙함이 있어 좋았으며. 결론적으로 가기를 잘했다는 자평을 했습니다.


‘인생은 곧 만남’ 이라고 했습니다. 만남을 떠나서는 삶을 얘기 할 수 없겠지요.긴 인생의 여정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실 된 만남이 있어 서로의 등을 따습게 기대며 아련한 빛깔의 감정을 지니고 살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한사람 찾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숱하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기도 하지요. 우선 부모, 형제자매, 자식간의 천륜 적 만남에서부터 직장동료, 이웃사촌, 동호회, 어쩌다 오가다 만난 사람들 까지 …….

이러한 만남 속에서 좋은 인연이면 그것은 곧 행복이 약속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행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타의든 자의든 우리들은 이렇게 만났습니다. 끝까지 좋은 만남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고 물론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어느 스님께서 하신 말 ,

“누구와 인생의 어느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인연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란 말이 생각납니다.

저는 젊은 날엔 ‘운명’ 이란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짐을 남에게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안목, 자기 노력에 의해서 결과가 얻어지는 ‘자업자득’ 이란 말을 더 즐겨 썼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운명이란 말도 긍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예를 들어 ‘일륜지 대사’인  결혼 만 봐도

꼭 저 사람과 결혼 해야지. 한다고 성사되는 것도 아니고 , ‘저 사람과는 절대 안 해 .’ 하고 큰소리쳤어도 성사되는 경우도 있지요. 언젠가 결혼식장에 축하객으로 찾아 갔다가 ‘ 무기연기 ’ 란 짧은 표지판을 보고 발걸음 무겁게 돌아온 기억도 있습니다. 참, 인간사 묘하고 복잡합니다.

  조금은 동 떨어진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참 우연히 T. V 앞에 앉았다가 ‘길 은정’ 사망 소식을 접했고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 그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어 그 계기로 지금 끄탐 가족의 한 식구가 된 것 아니겠습니까? 만일 그 시간, 제가 출타 중이었다면 지금 이글도 씌어지지 않겠지요.


생전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던 사람 , 아니 실낱같은 교류도 없었던 사이, 더구나 한창 풋풋하던 시절에도 연예인이나 기타 그런 범류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이나, 그 어떤  감정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인데 참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끈입니다.

그것도 산 자가 아닌 저 세상 사람에게 …….

굳이 이유를 든다면, 아마도 그의 글이나 동영상을 접하고 그의 감성, 순수성, 진실 됨에서 동질성을 느꼈고 일에 대한 열정이나 지독하다 싶을 만큼의 인내심, 사물을 바라보는 안목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그리고 삶의 끝자락에서도 그렇게 엄청난 극한의 진통을 웃음으로 이겨내며 일상을 유지한 그 정신력!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애틋한 마음으로 딸을 생각하듯 , 그윽한 연민으로 막내 동생을 그리듯, 그렇게 내 마음 한 자락에 꽤 오랫동안 머물 것 같습니다.이러한 감동의 물결은 바로 글 한편 (삶의 흔적) 을 빚게 했고 그 글이 사이버 공간에 오르면서 참으로 우연히 여러분과의 시간을 짧게나마 같이 하게 된 것입니다.이것도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어째 쓰다보니 별 의미도 없는 글이 자꾸 길어집니다. 이제 그만 마쳐야 되겠어요.

아무튼 끄탐 가족 여러분께  ‘누’ 가 되지 않는 식구가 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끝으로 이번 모임을 주선한 카페지기, 그 외 앞장서 일한 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드리고 또한 모임에 참여한 모든 가족들에게도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같이 한 그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가족 모두여, 파이팅!  가족 모두여, 안녕!

'나의 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의 유령   (0) 2009.02.13
옛 산사를 찾아서   (0) 2009.02.10
김종선 수필집「내 가슴의 별」을 읽고  (0) 2009.01.11
암자로 가는 길  (0) 2009.01.11
안개속의 그 불빛  (0) 200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