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재

마음의 눈

목향 2009. 2. 17. 12:29

 

 

                                                                 마음의 눈

                                                                       

“짧아진 8개의 손가락을 쓰면서 손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고, 무엇이던 여과 없이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체험하면서 눈썹이 얼마나 필요한지, 빗물이 그냥 흘러들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귓바퀴 까지 만들어 놓은 하나님의 세심하고 정교한 인체에......”

 

 이 말은 얼핏 들으면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한 여대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으로 살면서 쓴 “지선아 사랑해.”

 란 제목의 논픽션 의 일절이다.

살아남는 것이 죽기보다 천 배, 만 배 더 힘들었다고 했다. 현재의 모습에 부끄럽지 않은 마음을 주셨기에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날의 아름답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으냐고 했을 때, 고난이 가져다 준 축복의 보물이기에 바꾸고 싶지 않다며 지금의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말이 나 올수 있을까!

 

 이글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을 적셨는지 모른다. 감격했고 얻은 것도 많았다. 물론 한 순간의 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다.

인생길은 참으로 다양해서 그 삶의 질도 각양각색이다. 저토록 큰 사고로 외적아름다움을 거의 잃고도 세상의 편견을 넘어 어둠 속의 환한 등불로 사는가 하면, 정상의 몸과 부와 권위를 가지고도 자신은 불행하다고 자학하며 사는 이들도 있다.

그것은 무엇의 차이일까, 불가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란 말이 있는 데 바로 그 말이 이런 경우 쓰이는 말이 아닐까. 온갖 사물을 보고 느끼고 실행하는 그 원천은 바로 마음먹기에 연유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

 사노라면 그 누구도 작든 크든 불행을 비껴가기 어렵다. 순간에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는 한치 앞 보기가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다. 그러기에 흔히 쓰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 말이 얼마나 소중한 말인지 거듭 되뇌어 보게 된다. 쉬운 예로 우리가 사물이나 자연을 감상할 때도 그냥 육안으로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눈은 천하절경을 보고 있는데 정신을 한 눈 팔고 있다면, 코앞의 절경인들 제대로 보여 지겠는가.

 

 

차제에 한마디 하고 싶다. 장애인을 보는 시선 말이다.

손과 발이 뒤로 꺾인 채 태어난 성악가,

‘토마스크바스토프’ 역시 신체적 결함은 심각한 핸디캡이아니라 보통사람들의 티눈 정도로 받아드려졌으면 좋겠다.’

란 말을 했고 짧은 다리와 양팔이 없는 미혼모로 역경을 이겨낸 구족작가, ‘엘러슨 래퍼’ 그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정신마저 불구일 수는 없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장애가 있는 예술인이라고 하지만, 저는 똑같은 예술가인데 장애가 있을 뿐이라고…….”

 

 우리나라에도 중증 장애를 딛고 대학의 강단에 선 분들이 있다. 그들도 하나같이 편견 없는 시선을 주문했다. 군복무중 오른손의 장애로 의가사 제대를 한 동생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는 한 공공기관의 책임자로 있지만, 그 역시 실제 생활에서의 불편함 보다는 뭇사람들의 시선을 더 부담스러워 했다.

 그 뿐이 아니다 육신의 장애가 아니더라도 요즘 같은 팍팍한 세상에 정신적장애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지.

 그러기에 보다 소중한 일은 어떠한  역경에 처했다 해도 내일의 꿈을 잃지말고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헤쳐 나올 수가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 것이다. 한 때의 잘 못한 실수는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는 없어도 새 그릇에 새 물을 얼마던지 담 을 수 있다.완전한 사람은 이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 뉘우치고 반성하며 깨우쳐  앞으로의 인생길에 발판으로  삼으며  새로운 분수령에서  새 길을 찾을 수있음을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독하게 마음을 다지고 살아 낸다 해도 혼자서는 살 수는 없는 일,  더한 사랑과 관심으로 보듬으며 살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놓고 볼 때 그들에 대한 시선을 어디에 맞추어야 하는지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혹여 지나다가도 일부러 힐끗 고개 돌리는 일은 없어야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동정이 아니라 편견 없는 시선이다. 우리가 쓰는 말 중에 역지사지 (易地思之) 란 말이 있다. 아마도 이 말을 실행한다면 이해와 용서 못할 일은 세상에 없을 듯하다.

 

모든 것에 육신보다 정신이 우선한다.

그러기에 마음의 눈은 진실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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