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스크랩] 내 유년, 그 때

목향 2009. 2. 21. 20:28

 

    • 내 유년, 그 때 옛날 옛날 한 아이가 살았더란다 배고프면 소쿠리에 삶아 놓은 보리밥 닥닥 긁어먹고 토방에 쪼그리고 앉아 해 저문 들녘 바라보며 엄마를 기다리던 어둑어둑 땅거미가 기어들 때 엄마가 사립문 밀치고 들어서면 아이는 달려가 엄마의 앞치마에 코를 묻고 울었단다 아! 그 때의 풀잎 섞은 엄마의 향기 품에 덥석 안아 부엌으로 들어가 생솔가지 꺽어 아궁지에 불을 지피면 너무 매워 엄마 무릎에서 꺼억꺼억 울어대던 철없이 행복했던 아이 오형제 둥그렇게 앞 마당 멍석위에 누워 밤 하늘 보면 유년의 꿈이 별빛으로 빛나고 너무 행복한 50개의 발가락들은 제각각 키득키득 웃어댔었지 그 때의 꿈을 가슴에 안고 사는 한 아이가 살았더란다 -이룻의 동시집 꼬까옷에서-




출처 : 퐁당퐁당 하늘여울
글쓴이 : 이룻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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