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타인의 글) 589

수필은 삶의 문학/ 글 : 정목일 수필가

수필은 멀리 있지 않다. 나의 생활 곁에, 삶의 곁에 있다. 슬픔의 곁에, 눈물의 곁에, 기쁨의 곁에, 그리움의 곁에, 정갈한 고독의 한가운데에 있다. 삶과 가장 근접해 있는 문학이 수필이다. 원대하거나 화려하거나 압도하려 들지 않는다. 수필은 자신의 삶과 인생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맑고 투명한 거울이다. 한숨이 나오거나, 그리움이 사무칠 때나, 외로움이 깊어 가만히 있을 수 없을 때 백지 위에 무언가 끄적거려 보고 싶어진다. 그냥 낙서일 수도 있고 문장으로 써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이 "끄적거림"은 별 의식 없이 나온 것이지만 마음의 독백, 마음의 토로로서 이 속에 자신의 인생과 느낌이 담겨진다는 뜻에서 중요하다. 이 끄적거림이 발전하면 삶의 기록, 인생의 기록이 되며, 문학으로 승화될 수 있다. 기록..

모감주나무 꽃

모감주나무 : 무환자나무과의 낙엽소교목으로 염주나무라고도 한다. 꽃은 7월에 피고 황색이지만 밑동은 적색이다. 꽃잎은 4개가 모두 위를 향하므로 한쪽에는 없는 것 같다. 열매는 꽈리처럼 생겼는데 완전히 익으면 검은 종자가 나오는데 염주의 재료로 쓰인다. ​ 모감주나무 꽃 태양이 뜨거워질수록 숲은 더욱 무성해지고 짙어진 나무 그늘속으로 사람들 그림자 숨기는 데 화르르 황금빛 꽃비를 뿌려주는 모감주나무 꽃 그 나무 아래 서면 하늘에서 꽃비 내린다는 우화루(雨花樓)에 오른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공손히 합장하고 마는 모감주 꽃나무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신록기(新綠期) / 정목일

신록기(新綠期) / 정목일 우리나라 사월 중순부터 오월 중순까지 한 달쯤의 신록기(新綠期)엔 그 어떤 꽃들도 빛날 순 없다. 색채나 빛깔에 신비, 장엄, 경이라는 왕관을 씌운다면 꽃이 아닌 신록에만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장미, 모란, 국화, 튤립 등은 화려, 우아, 매혹, 황홀이란 공주가 쓰는 관쯤이면 될 것이다. 신록은 신이 낸 빛깔이어서 스스로 햇빛을 끌어당기고 향유를 바른다. 신록은 탄생의 빛깔이다. 볼 때마다 빛깔들이 꿈틀거리고 새로워진다. 산이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선 어디로 가나 숲을 볼 수 있다. 산엔 소나무가 가장 많지만, 수많은 나무들이 어울려 산다. 외국처럼 특정한 나무들로만 숲을 이루고 있지 않아서 봄․가을엔 색채의 향연 속에 빠지게 만든다. 수목의 종류가 많기 때문에 ..

흰장구채 꽃

흰장구채 꽃 흰장구채 :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북부지방의 높은 산지에 서식한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피고 주로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약간 돌려난다. 꽃받침은 둥근 통 모양이고 꽃잎은 다섯 장으로 끝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흰 장구채 진초록의 여름 숲속에 흰장구채 꽃이 피면 아버지가 그립다 한평생 등짐보다 무거운 여섯 남매 거두느라 사철 풀물 든 손 마를 날 없던 아버지 가슴 깊이 신명나는 장구채 하나 품고 사시던 아버지를 닮은 꽃 ​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