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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뜨는 별 / 정목일​

‘한번 찾아가 보리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아껴둔 곳이 있다. 사람마다 ‘추억의 성소(聖所)’가 있기 마련인데, 나에게도 그런 곳인 셈이다. ​시야에 남덕유산과 학교 모습이 보이자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예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을까? 학교 풍경과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때 20대 총각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폐교가 된 지 오래된 운동장엔 잡초가 무성했다. 교사(校舍) 중앙에 ‘정직·질서·창조’라는 교훈이 그대로 붙어 있을 뿐 운동장엔 아이들 대신 잡초만 자라고 있었다. 교기 없는 게양대는 녹이 슬어 벌겋게 변해 버렸지만 풍향계는 혼자 돌고 있었다.​ 나는 문짝이 떨어져 나간 현관문 안으로 발을 들여다놓았다. 2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실이며, 교무실을 보고 싶었다. 복도는 상수리나..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 하이든 - 첼로 협주곡 2번 ♣ 가을비 내린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비 그치면 하늘은 더 높아지고 높아진 만큼 그리움은 더 깊어질 텐데 깊어진 그리움에 구절초는 더 선명하게 피고 선명하게 핀 꽃 속에서 그대 모습 실컷 볼 수 있을 텐데 '윤보영' 시인의 '가을비 내린다고' 입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작곡한 지 200여 년이나 묻혀있던 곡, '슈만', '드보르자크'의 작품과 더불어 3대 첼로 협주곡으로 꼽히는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2번을 올립니다. 이 가을비가 끝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고, 이 한 주도... 회원님들...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 초 립 -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D Major Hob. VIIb:2 미샤 마이스키 ..

한국 수필작가회 대표작선집 / 내가 나를 보며

책 표지 따끈따끈한 책 * 목차일부 (밑줄 그은 제목 본인 )글 내가 나를 보며 김종선 보살사 대웅전,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합장 간절한 마음을 모은다. “ 부처님, 이 코로나 19, 대재앙을 빨리 종식해 주시고 제 소망도…….”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이 역병의 대혼란, 다음 달에는 괜찮겠지, 괜찮겠지……. 목을 빼고 기다렸지만 벌써 3년째를 맞는다. 친구 만나 밥 먹고 차 한 잔 나누던 그 평범한 일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닫는다. 이 힘든 기간을 나는 인근 사찰을 찾는 일로 많이 메꿨다. 계절을 느끼고 자연의 정취도 맛보며 자신을 찾는 성찰의 기회도 되니 그나마 조금은 뜻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승용차로는 약 10여 분, 시내버스로 30여 분! 그러기에 ‘아직은 괜히’ ..

나의 서재 2022.12.10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 올해도 갈참나무잎 산비알에 우수수 떨어지고 올해도 꽃진 들에 억새풀 가을 겨울 흔들리고 올해도 살얼음 어는 강가 새들은 가고 없는데 구름 사이에 별이 뜨듯 나는 쓸쓸히 살아 있구나. '도종환' 시인의 '초겨울' 입니다. 대단한 명절도 아닌 것이, 2022년을 겨우 두 달도 채 못 남기고, 생때 같은 젊은이들 156명이나 우수수 지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운 애도기간을 보내고 '모짜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을 올립니다. 천하의 음악가 '모차르트'도 예외 없이 인기라는 것은 허망하여 '빈' 사람들은 어느덧 '모차르트'의 음악에 식상하게 됩니다 '모차르트'의 황금기는 1784년 ~ 1786년 사이에 12개의 피아노협주곡 (14번 ~ 25번)을 작곡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추억 일기 / 이해인 수녀님

◇ 추억 일기 / 이해인 수녀님 ◇ "엄마, 나야, 문 열어줘" 어느 날 해질녘 수녀원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녀의 고운 목소리 그 옛날 골목에 들어서면 파란 대문 앞에서 내가 했던 그 소리 어둠 속의 그 말이 하도 정겨워서 울컥 치미는 그리 움 어린 시절 동무들은 엄마를 거쳐 이젠 할머니도 되었는데 난 한평생 누구에도 엄마 한 번 되지 못하고 철없는 아이로만 살았구나 어린 꽃에게 나무에게라도 가만히 엄마라고 불러달라까? 감옥에서 나더러 엄마가 되어달라는 소년의 글엔 아직 답을 못하겠다

한국수필 11월호/ 손 편지의 단상

목차일부 / 215 p 에 본인글 게재 손편지의 단상 김종선 우편함이 그득하다. 이번엔 다 없애도 아쉽지 않을 것 같아 통째로 들고 나서다, 그래도 혹시, “ 어마! 이 카드가 아직 여기에……. 이 낯익은 그림카드는 참으로 오래전 얘기를 끄집어낸다. 아름다운 호숫가 줄지어진 야자수 사이로 오토바이를 탄 두 젊은 남녀가 환호하며 달리는 모습에 간결한 내용 수려한 필체, 글은 곧 그 사람이라 했던가 많이 호감이 갔다. 폭탄이 퍼붓는 당시의 월남 상황과는 거리가 먼 이 카드는 아마도 평화를 갈구하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는 듯했다. 1960년대 중반쯤인가 월남전은 치열했고 자유 수호란 이름으로 우리 군인들도 파병되었다. 당시 나는 초년병 선생으로 맡은 업무 중 하나가 위문품, 위문편지를 장병들에게 보내는 일이었..

나의 서재 2022.11.19

고향 땅을 밟으며

* 나의 고향 * 내가 졸업하고 오랜기간 교사로 근무했던 추억의 장 * 내 고향 덕산면은 월악산 국립공원이 위치하여 산수가 수려하고 성천이 면 중심부를 흐르고 있어 수원이 풍부하다. 토질이 비옥하여 농업 약초, 고추, 과수 등 경제 작물 위주의 영농소득이 높은 편이다. 면소재지로 인심좋고 소박하고 서로돕는 마을이다. * 아흔둘이신 숙부님 모시고 우리 형제들은 고향을 찾았다. 언제나 고향에 가면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고향이기에 아련한 추억과 함께 기쁨이 크지만 모든 것이 떠나고 변해버린 벌판 같은 느낌이들어 휑한 가슴을 여미기 힘들다. 상 :옛우리 농토 , 하,좌 : 선산에서 본 조망권 , 멀리 흐릿하게 월악산 영봉이 보인다. 하,우 : 언제나 아름다운 충주호 (고향땅 가는 길에 ) 어린시절 저 들판에..

삶의 이야기 2022.11.06

한국의 나폴리 통영에 다녀오다

* 가을이 되었다. 연례행사처럼 형제자매 여행지, 어디로 갈까? 충북 출신인 우리는 바다는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이기에 으로 정했다. 숙소 금호리조트 (마리나 콘도) 이미 여러 차례 다녀왔고 이 블로그에도 여행기가 올려져 있지만 올해 (22년 ) 또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큰애가 사는 울산을 거쳐 통영으로……. 어디론가의 떠남은 일상의 권태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낼 수 있기에 자못 기쁘고 마음 설레는 일이다. *고성반도 남쪽 끝에 자리 잡은 통영시는 삼면이 바다로 싸여 있고 41개의 유인도와 110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경상남도의 대표적 도서 지역이다. 통영항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동쪽 관문으로 우리나라 제일의 아름다운 항구로 알려져 있다. 소백산맥의 지맥이 침강하여 형성된 고성반도와 남해에 산재한 많은 섬으로..

추억의 여행 2022.10.23

모차르트: 세레나데 7번 D장조 KV 250 "하프너"

♣ 모차르트 - 세레나데 7번 ♣ 가을인 갑다 외롭고 그리고 마음이 세상의 깊이에 가 닿길 바란다바람이 지나는 갑다 온동장가 포플러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가 어제와 다르다 우리들이 사는 동안 세월이 흘렀던게지 삶이 초가을 풀잎처럼 투명해져라 '김용택' 시인의 '초가을' 입니다. 올해 가을은 태풍으로 시작하는가 봅니다.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의 동갑내기 친구 '지그문트 하프너'로부터 그의 여동생 '마리아 엘리사벳 하프너'의 결혼식 전야제에 사용할 음악을 의뢰받고 작곡한 '세레나데 7'번을 올립니다. 세레나데는... 초저녁 연인의 창가에서 부르는 노래로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고전주의 시대 위락적 성격의 다악장 기악 모음곡, 8세기 오페라풍의 작품,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답니다. 오늘 올리는 이 곡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