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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가을입니다 떡갈나무 한 그루 바람에 흔들리다가 도토리 한 알 떨어져 또르르 굴러가다가 그만 지구 밖까지 굴러가 별이 됩니다. 정호승 시인의 '별'입니다. 어린 코스모스와 가을바람이 춤추고, 뒷동산 길섶엔 도토리 한 알 떼구르 청설모, 다람쥐가 쉴 틈 없는 가을입니다. 문득 하늘 바라보면... 거긴 님 얼굴 둥둥... 그리움이 흘러갑니다. 조용한 서주 뒤 바이올린, 오보에, 클라리넷의 감미로운 연주를 듣자 객석에선 "아, 슈베르트다~!"라고 속삭이 듯... 작곡하고 6년 뒤, 31세에 세상을 떠났고, 이로부터 37년 후 초연된, 겨우 2악장으로 된 곡 '슈베르트' 불후의 명곡 '미완성' 교향곡을 올립니다. "마치 지하세계에서 솟아나는 듯이 '슈베르트'의 선율이 이 세상에 흘러 나왔다." 라고 지휘자 '바인..

참회나무, 저 붉은 열매가

참회나무, 저 붉은 열매가 참회나무 : 노박덩굴과의 낙엽관목으로 꽃은 5월에 피는데 흰색에 연한 자줏빛이 돈다. 열매는 둥글고 검붉은 색으로 익는다. ​ 참회나무, 저 붉은 열매가 초가을 산에 들면 초록의 나뭇잎 사이로 붉은 열매가 간간히 눈을 찔러 온다 봄날엔 꽃 핀 줄도 모르고 지나쳤는데 참회나무 열매가 붉은 등을 켜고 나를 멈춰 세운다 가을 볕 아래 훈장처럼 반짝이는 저 붉은 열매들 스스로를 뽐내는 법 없이 또 누군가의 주린 배를 채워 줄 귀한 양식이 되어줄 거라 생각하니 허투루 살아온 지난 날이 부끄러운 나를 참회하게 한다 ​ 글.사진 - 백승훈 시인

살아야 할 이유

살아야 할 이유 제2차 대전 당시, 유태인 의사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그곳은 지옥보다 더 끔찍한 곳이었다. 발진티푸스에 걸리고 만 그는 고열에 시달리며 생사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다. 병마를 이겨낸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의 수감자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가치 있는 목표를 가진 사람이 살아남은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호아킴 데 포사다의《바보 빅터》중에서 - * 당신의 살아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신께 묻는다면 무어라 답하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선한 목표와 꿈이 있기 때문에 살아야만 합니다. 고난과 역경이 절망의 끝이 아니라 희망의 시작임을 증명하기 위해 더 열심히 ..

일상의 쉼터 2021.09.28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3중주

하늘엔 보름달 떠도 가슴엔 쪽박 뜨는 사람 왜 없겠습니까 밤송이 툭툭 터지고 가을에 쫓긴 감 처녀 가슴처럼 부풀어 올라도 푹푹 꺼져가는 사람 왜 없겠습니다 그래도 송편 빚듯 꼭꼭 눌러 여민 곱게 빚은 마음으로 보름달 맞아야지요 한가위 잘 지내야지요. 유한나 시인의 '추석'입니다. 코로나로 시름 깊어도...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 국민들 복장 터지는 소리를 내 질러도... 정직한 계절, 추석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송편 빚듯 꼭꼭 눌러 여민 곱게 빚은 마음으로 보름달 맞아야지요 한가위 잘 지내야지요. 차이코프스키가 선배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죽음(1881)을 애도해서 쓴 작품으로, ‘어느 위대한 예술가를 추모하여’라고 원고에 적혀 있었다는 피아노 3중주를 올립니다. 비극적 비애가 담긴 긴 ..

힘들땐 쉬어가세요

힘들땐 쉬어가세요 우리 살아가는 길 위에서 즐겁고, 기쁜 일을 만나게 되면 가슴 뿌듯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길을 가다가 눈에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게서 늘 새로움의 생동감을 얻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날마다 즐거움을 만날 수 없고 눈에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다 생동감 넘치는 행복일 수는 없다. 순탄한 길이 어디 있던가 가다보면 때론 힘든 고갯마루에 앉아 눈물을 흘릴 때도 있는 법이다 까닭 모를 서러움에 목이 메는 것은 육신이 지쳐 있어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 땐 쉬어 가세요 쉼터에 앉아 눈물을 흠쳐내고 나면 움쿠려 닫힌 마음은 크게 열리고 생각지도 않았던 새로움의 길이 보인다 인생은 쉼이다 가끔은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쉬며 온 길을 돌아 볼 일이다 발아래 까마득한 저 길 많이도 오지 않았는가 내가 ..

지혜의 샘 2021.09.12

서로 달라서 아름답다

◎ 서로 달라서 아름답다 ◎ 사람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누구는 남편이 너무 밖으로 돌아서 힘들다 하고 누구는 너무 집에만 있어 답답하다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차이가 있습니다. 자연을 보세요, 어떤 꽃은 잎이 먼저 피고 어떤 꽃은 꽃이 먼저 피고 색깔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피는 시기도 다르지만 어떤 꽃이 더 좋고 나쁘다 할 수 없어요 그냥 종자대로 피고 집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누구는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것이 좋고 누구는 혼자 있는 것이 편합니다. 남편을 내 뜻대로 하려는 것이 문제지 남편은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남편 좋은 대로 살게 놔 두세요 그냥 남편은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내 인생을 더 중요시 하세요 남편을 좋게 생각하는 마음을 내면 내 마음이 가벼워지고 행복..

일상의 쉼터 2021.09.09

내 마음을 가을 숲으로

◆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 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머리에서 짜내어 생각해보려 해도 점하나 생각나지 않던 기억이 그렇게 갑작스레 눈을 감듯이 생각나는 기억이 있습니다 점점 세상에 적응해 나가며 잊힌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부현듯이 걸음을 멈춰버리게 하는 기억하나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그 기억 속으로 적셔지게 하는 그런 기억하나... 어느새 지금이 아니고 바로 그때가 되어버립니다 가을을 느끼고 ..

불언장단(不言長短)

불언장단(不言長短) 불언장단(不言長短) - 남의 장단점을 말하지 않는다는 의미. 두 마리의 소에 멍에를 씌워 밭 가는 것을 보고, 황희 정승이 물었다. “두 소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 농부는 즉시 대답하지 않고, 밭 갈기를 그치고 가까이 와서야 귀에 대고 작게 말하였다. “이 소가 낫습니다.” “왜 귀에 대고 말하는가?” 물으니, “비록 가축이지만, 그 마음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요. 이 소가 나으면 저 소는 그만 못한 것이니 소에게 이를 듣게 하면 어찌 불평의 마음이 없겠소?” 농부가 말했다. 자녀, 형제, 친구, 동료 등과 비교당하는 것이 어찌 기분이 좋겠습니까. 비교하지 않으면서 타당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문제지만 살아가면서 필요한 자세이자 기술입니다. 최광호 시인님 메일

지혜의 샘 2021.08.29

김수환 추기경 말씀

김수환 추기경 말씀♥ 2,000년전 화산재에 덮였던 폼페이는 원래 5만여명이 살던 작은 도시였다. 비세비우스 산의 대 폭발이 있기전 화산재가 조금씩 뿜어져 나오는 며칠동안 노예와 가난한 시민들은 서둘러 피난을 떠났다. 결국 파묻힌 2,000여명 은 귀족들과 돈 많은 상인들 이었다. 돈과 권력, 명예로 배부른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자기의 저택을 지키려다가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태풍에 뿌리가 뽑히는 것은 큰 나무이지 잡초가 아니다. 자신이 일등이라고 생각 한다면 먼저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지구 별에 놀러온 여행객들 이라는 사실 말이다. 이곳에서 소풍을 끝내는 날 먼길을 떠나야한다. 여행이 즐거우려면 세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첫째, 짐이 가벼워야 한다. 둘째, 동행자가 좋아야한다. 셋째..

지혜의 샘 2021.08.23

아, 김연경 ! 다시 한번 국가대표로...

아, 김연경 ! 다시 한번 국가대표로 동경올림픽 ! 코로나 19라는 대 재앙으로 1년 미루었어도 끝내 끝나지 않은 펜데믹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치러졌지만, 중도 포기되지 않고 무사히 막을 내려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여러 경기중 우리나라와의 대전을 중간중간 TV를 통해 시청했지만, 그중 감동적으로 시청한 경기는 여자 배구였다. 그중에서도 브라질과의 4강전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이다. 두 경기 결국 폐하긴 했지만 가장 감격했고 가슴 조이는 경기였다. 조별리그에서 선수들의 예상조차 뒤엎고 강호들을 물리치고 4강까지 올라왔기에 손 바닥이 아프도록 손뼉을 치고 환호를 보냈다. 참 잘 싸웠다. 마지막이란 말! 그 말은 참 묘한 감정의 여운을 남긴다. 얼마나 착잡할까? 기쁘고 즐겁기도 하겠지만, 아쉽고 후회..

삶의 이야기 2021.08.10

바흐 - 무반주 첼로 모음곡 2번 d단조 BWV 1008

♣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2번 ♣ 민들레가 핀다 아이들이 부는 팽팽한 풍선처럼 마음 졸이던 그런 봄날에 눈물 같은 풀꽃 데리고 소리, 소문 없이 그렇게 온다 아무도 보아주는 이 없어도 고샅길을 지나 우리네 뒤뜰까지 왔다가 그렇게 간다 우리네 그리움도 거두어간다. 하청호 시인의 '민들레'입니다. 올 한해의 마지막 남은 절반은 장마와 폭염으로 시작합니다. 회원 님들... 안녕하시지요? 소리, 소문 없이 그렇게 왔다가 가버린 봄날처럼, 이 한여름도 그렇게 가버릴 것입니다. 마음 졸이던 코로나도 눈물 같은 아픔일랑 데리고 소리, 소문 없이 그렇게 가버렸으면 참, 좋겠습니다. '바흐'가 세상에 남긴 또 하나의 성서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개 중 명상적이고 서정적인 2번을 올립니다. 첼리스트들에겐 '첼로의 성서..

쉬어가는 삶

♣ 쉬어가는 삶 ♣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마라 편안한 발걸음으로 쉬어가라 무엇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묵묵히 쉬면서 천천히 가라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 붙잡지 말라 놓으면 자유요 집착함은 노예다 이 세상에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다 짐을 내려놓고 쉬어라 쉼이 곧 수행이다 쉼은 삶의 정지기 아니라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쉼이 없는 삶은 삶이 아니라 고역일 뿐이다 그릇은 빈 공간이 있어 그릇이 되는 이유다 지친 몸을 쉬는 방도 빈 공간을 이용하게 된다 빈 것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삶에 꼭 필요한 것이다 삶의 빈공간 역시 그러하다 그래서 쉼은 더욱 소중하다 쉼은 삶을 더욱 살찌게 한다 쉼은 삶을 더욱 빛나게 한다 풍요와 자유를 함께 누려라 쉼이란 놓음이다 마음이 해방되는 것이다 마음으로 ..

지혜의 샘 2021.07.26

길가에 풀처럼 그냥 살면 됩니다

♠ 길가에 풀처럼 그냥 살면 됩니다 ♠ 우리는 흔히 왜 사느냐고 인생의 의미를 묻습니다. 그러나 삶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인생은 의미를 갖고 사는게 아니라 그냥 사는 겁니다. 삶에 너무 많은 길가에 피어 있는 한 포기풀꽃입니다 길가에 풀처럼 그냥 살면 됩니다. 나는 특별한 존재다. 나는 특별해야 한다. 이런 생각 때문에 자신의 하루하루 삶에 만족 못하고 늘 초조하고 불안하고 후회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알면 특별한 존재가 되고 특별한 존재라고 잘못 알고 있으면 어리석은 중생이 되는 겁니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길가에 피어 있는 한 포기 풀꽃같은 존재라는 것을 자각한다면 인생이 그대로 자유롭습니다 내가 남보다 잘 나고 싶고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인생이 피곤한 겁니다..

지혜의 샘 2021.07.20

수필의 모습

가운데 키 큰 분 본글을 쓴 정목일 수필가님, 우측 두 번째 김우종 평론가 님, 우측 맨 끝 본인 (목향) 수필의 모습 鄭 木 日 수필은 고해성사와도 같다. 촛불 앞에서 자신이 지닌 모습을 그대로 진실의 거울 앞에 비춰보이는 일이다.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선 맑게 닭여진 마음의 거울이 있어야 한다. 수필은 촛불 앞에서 행하는 고해성사, 그 자체는 아니다. 모든 것을 진실의 거울앞에 다 드러내 놓았을 때, 마음 속으로부터 넘쳐 흐르는 눈물을 다 흘리고 난 뒤의 독백같은 것이 아닐까한다. 온갖 감정의 앙금과 갈등의 응어리를 눈물로서 씻어내고 자신의 영혼이 맑은 거울을 갖게 되었을 때, 수필의 모습은 비로소 드러난다. "이것이야말로 나의 참모습이며 영혼이다." 무심결에 탄식처럼 토해내는 이 독백이 수필..

나의 서재 2021.07.16